[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이란의 핵협상 타결 소식이 국내증시 건설주에 훈풍을 몰고 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 최소 200억달러의 신규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건설업 지수는 1.99% 오르며 시장 수익률(0.49%)을 훌쩍 웃돌았다. 지난 2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어진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P5+1) 대표단의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 폐기 협상이 24일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투자심리가 고무돼서다. 이 소식은 GS건설(3.70%), 삼성엔지니어링(3.11%), 대우건설(2.61%), 현대건설(1.99%), 대림산업(0.96%) 등 굵직한 건설주들 뿐만 아니라 중소형 건설주의 투자심리도 완화시켰다.
전문가들 대체로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향후 건설주의 움직임에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데 동의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이란 시장의 한국 EPC(설계·구매·시공) 업체 점유율 수준을 회복하면 연간 27억달러의 수주가 가능하다"며 "하반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란 등 신규시장 확대에 따른 EPC 업체간 경쟁 강도 약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002년 이후 이란에서 시공 경험을 가지고 있는 EPC업체는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등이다. 가장 뚜렷한 수혜주로는 이란 경제 제재 이후에도 공사를 수행해 온 대림산업이 꼽혔다. 대림산업은 이날 1조1146억원 규모의 오만 소하르 지역 정유공장 개선(Sohar Refinery Improvement Project) 공사 수주 소식을 전하며 이날까지 3거래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메가 프로젝트' 발주 기대감은 유효한 상황이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부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주가 재차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대형사의 입찰가능 규모는 중동 지역에서만 약 2288억달러"라고 짚었다. 수주율을 23%로 가정하면 526억달러 수준이다.
반면 이번 이슈로 인한 건설주의 시장대비 주가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었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소 막연한 이란 건설 발주시장의 재활과 이로 인한 국내업체의 수주 증가 가능성에서 오는 기대감보다, 석유와 관련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글로벌 석유관련 플랜트 시황 악화에 따른 부담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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