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일 장애인 공무원 인사 운영 개선안 발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가 장애인 공무원들에 대한 경력 개발ㆍ근무 환경에서의 차별을 없애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어느 지자체ㆍ정부기관보다 장애인 공무원을 많이 채용했지만 정작 채용 후엔 교육ㆍ보직 배치ㆍ승진에서 장애인들이 은근히 비장애인들에 비해 차별받아 온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같은 내용의 장애인 공무원 인사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해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에는 현재 본청 및 사업소에 271명, 자치구에 1232명 등 총 1503명의 장애인 공무원이 근무 중이다. 전체 공무원의 4.3%로, 정부가 정한 의무고용 목표 3%에 비해서 우수한 편이다. 시는 그동안 장애인 의무 고용 목표를 6%로 정해 놓고 신규 채용시 10%의 정원을 구분 모집 전형으로 배려하는 등 적극적인 장애인 고용 정책을 펼쳐 왔다.
하지만 채용 후엔 적절한 보직을 주지 않는가 하면, 장애인 공무원들이 비장애인 공무원들에 비해 교육ㆍ승진 등에서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시가 최근 장애인 공무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장애로 인한 차별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34.9%였다. 주요 차별분야로는 근무평정ㆍ승진(47.5%), 편의 시설 및 근무환경 열악(24.2%), 희망보직 전보(22.5%), 교육훈련기회 차별(5.8%) 등이라는 답이 나왔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엔 희망보직제도 도입(40.5%)이 가장 많았고, 적합직무 선정ㆍ배치(27.4%), 원스톱상담창구 마련(2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내년 상반기 인사에서부터 장애인 공무원들에 대한 '은따'를 없애기 위해 기획, 예산, 감사, 총무, 인사, 정보화 등 주요 부서에 장애인 공무원을 1인 이상 의무 배치하기로 했다. 장애인 공무원들이 그동안 주요 부서에서 근무하거나 주요 보직을 받지 못해 경력 개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을 없애기 위해서다.
장애인 공무원에게 맞춤형 교육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내외 장단기 국외 훈련에서도 장애인 공무원 팀을 우선 선발해 배려해 주기로 했다. 근무평정을 잘 받는 주요 보직도 동일 조건에서 경합할 경우 장애인을 우선하도록 하고, 승진 후보자 명부 서열상 승진예정 범위 내에 장애인이 포함돼 있을 경우 우선 추천하는 등 우대해주기로 했다.
직무 배치도 모든 분야에 장애인공무원을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전문 기관 용역을 통해 중증 장애인ㆍ특수 장애인 공무원을 위한 우선 배치 직무를 발굴해 배려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신규채용 장애인공무원에 대해선 임용 전에 미리 보조 기기를 사전 파악해 근무 시작과 동시에 지원하고,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전직원이 의무적으로 받고 5급 이상 간부 승진자의 교육에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인사과에 장애인 공무원 원스톱 상담센터도 설치한다.
박원순 시장은 "장애인들 당사자들이 느끼는 차별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다"며 "장애인을 평등하게 대우하고 이들이 개인과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나감에 있어서 모범 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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