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민의힘은 다주택 혜택 유지하자는 것이냐"
다주택, 온갖 사회문제 야기…"권장할 일은 못 돼"
국민의힘·장동혁 겨냥해 "시비에 가까운 비난 하니 참으로 안타까워"
국민의힘, 李대통령 '분당 아파트' 공세 지속…민주당 "장동혁, 6채 부터"
17일 설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메시지'가 정국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연이어 글을 올리며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자가 누리고 있는 특혜를 줄이는 게 공정에 걸맞다는 점을 역설했다. 나아가 부동산 정책이 다주택자에 대한 협박이라거나, 관저가 있으니 '분당 아파트'를 팔라는 공세를 펼치고 있는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직접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시비에 가까운 비난을 하고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집은 투자수단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거수단"이라며 다주택 보유의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전제한 뒤 "세제, 금융, 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해야 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누군가 돈을 벌기 위해 살지도 않을 집을 사 모으는 바람에 주거용 집이 부족해 집값, 전·월세금이 비정상적으로 올라 혼인·출생 거부,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저하, 잃어버린 30년 추락 위험 등 온갖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면 투자·투기용 다주택을 불법이거나 심각하게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방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찬양하고 권장할 일이 못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나올 때마다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보다 선명하게 각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라고 운을 뗀 뒤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시나"라고 공개 질의했다. 국민의힘이 던진 '대통령부터 집을 팔라'는 공격을 '다주택 특혜를 유지하자는 것이냐'라며 되받아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SNS 메시지에서도 "사족으로, 저는 1주택"이라며 "대통령 관저는 제 개인 소유가 아니니 저를 다주택자 취급하지는 말아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작은 땅덩이에 수도권 집중까지 겹쳐 부동산 투기 요인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소수의 투자·투기용 다주택 보유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설마 그 정도로 상식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폐해가 큰 다주택에 대한 특혜의 부당함,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모를 리 없는 국민의힘이 무주택 서민과 청년의 주거 안정, 망국적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다주택 억제정책에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시비에 가까운 비난을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전세·월세 불안 우려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 매도가 늘면 임대물건이 줄어 전월세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다주택이 줄면 무주택자(임대 수요)도 함께 줄어든다"는 논리로 맞섰고, 주택 임대는 공공성이 큰 만큼 "가급적 공공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국민의힘 "분당 아파트 사수" VS 민주당 "장동혁 6채부터 밝혀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SNS 메시지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만 부동산 정책에서 예외냐며 관저에 주거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보유를 집중 거론했고, 민주당은 이 대통령 입장을 밝혔음에도 억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의 다주택 보유를 문제 삼으며 맞받았다.
15일 국민의힘은 최보윤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퇴직 후 돌아갈 주거용"이라고 밝힌 대목을 두고 "사실상 '분당 아파트 사수'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이 '다주택 매각을 강요한 적 없다'·'버티는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 등을 거론하며 사실상 시장을 압박해왔다며 "국민에겐 '버티면 손해'라더니 정작 본인은 재건축 자산을 끝까지 보유하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김현정 원내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본인들 다주택에는 '입꾹닫'한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장 대표의 주택 보유 문제를 거론하며 "1주택자인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팔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맞서는 한편 국민의힘을 '부동산 불로소득 지키기'를 하고 있다며 몰아붙였다. 이에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일부 의원의 다주택 보유를 들어 당 전체를 '불로소득 수호 세력'으로 몰아간다"며 "갈라치기가 아닌 정책으로 승부하라"는 취지로 응수했다.
공방은 16일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나온 이후 국민의힘은 '편 가르기'라고 반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부동산 발언을 기득권 수호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라고 주장하며 "비열한 선동으로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악마화'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인 만큼 퇴임 후 분당 아파트로 돌아갈 계획인지 국민 앞에 명확히 답하라"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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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이 대통령 입장은 그만 묻고 장 대표 입장부터 밝히라"며 재반박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보다 장 대표의 주택 문제를 더 궁금해한다"면서, 정부의 목표는 "시장을 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는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바로 잡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등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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