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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13장 떠나가는 사람들(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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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13장 떠나가는 사람들(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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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가 된 영감은 그곳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다가 결국 목사와 교회세습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새벽에 교회 재단에 불을 질렀고, 결국 쫒겨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녀가 여기 골짜기에 기도원을 지으려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장과 하림은 그날 저녁으로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영감님, 걱정 마시고, 건강하세요.” 나오면서 하림이 처음으로 영감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셈이었다. 영감은 약간 놀란 듯이 하림을 쳐다보았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었고, 아는 체 할 것도 없었다. 경찰서를 나오니까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그날 장선생님이 사람들 앞에서 우리 아버지가 동네 개들을 쏘아죽이지 않았다는 걸 말씀 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어떻게 보자면 그 일에서부터 이렇게 번진 것이니까요. 어쨌건 아버지로선 억울한 누명을 벗은 셈이죠.” 남경희가 뜨거운 커피잔을 두손으로 받으면서 말했다.

“사실 나도 그 땜에 골치가 좀 아프긴 해요. 그 최기룡이란 사람, 경찰에서는 자기는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떼고 있데요. 그날 본 사람이라고는 나 밖에 없다 보니까..... 오히려 그는 나에게 무고죄로 집어놓겠다고 큰소리를 쳐대고 있다고 해요.” 하림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미안해요. 괜히 우리 때문에.....” 남경희가 말했다.


“아뇨. 꼭 그쪽 때문만은 아니예요. 최기룡이란 사람,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 화실로 수도 고치러왔다가 만났죠. 인상이 좀 고약하다고 느꼈을 뿐 그땐 아무 것도 몰랐어요. 그런데 얼마 후 총소리가 났고, 어스름할 무렵 그가 저수지 가에서 죽은 개를 질질 끌고 그 집 앞 울타리 부근에 던져두고 가는 걸 보았죠. 경로잔치 때 내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한 대로 말이예요. ” 하림이 말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난 그가 범인일거라는 자신은 없었어요. 그가 왜, 동네 개들을 연쇄적으로 엽총으로 쏘아 죽여야 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하림은 남경희의 짙은 갈색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그날 경로잔치에 나타난 걸 보고 모든 걸 확연히 깨달았어요. 그날 그가 <차차차 파라다이스> 상무 완장을 차고 송사장이랑 나란히 나타난 순간 말이예요.” 하림은 가볍게 한숨을 한번 들이쉬고 나서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니까 그는 벌써부터 송사장에게 포섭되어 치밀하게 일을 꾸민 것이지요. 남선생이랑 남선생 아버지를 이 동네에서 쫒아낼 구실을 만드는 계획 말이예요. 그래서 개를 쏘아 죽인 후, 그 시체를 이층집 울타리 앞에다 던져두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혐오감과 적대감을 자아내기 위해서 말이죠. 마침 남선생 아버지는 개를 싫어 하셨고, 그 일로 윤재영 씨 고모할머니랑 다투기까지 한 터여서 혐의를 뒤집어씌우기 딱 좋았던 거죠. 사실 동네 노친네들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다들 입을 다물어버렸죠. 어쨌거나 그들로서는 기도원이 들어오는 것보다는 <차차차 파라다이스> 같은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와 동네가 개발되고 덩달아 땅값까지 오른다면 더 나을 거라는 계산이 서있었던 거겠죠. 특히 윤재영 씨 고모할머니가 발 벗고 나섰구요.”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김영현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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