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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작전'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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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작전'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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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나 지인 2명을 섭외합니다. 그 친구들이 다시 2명씩을 섭외하고, 섭외된 친구의 친구들이 다시 2명씩을 모읍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 2명씩만 모은다면 당신은 매달 수천만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친구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자고 간 곳에서는 다이아몬드 회원인가 하는 사람이 나와 이런 식으로 한참 뜨는 신종사업이라며 다단계 판매에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처음엔 미심쩍었지만 4박5일쯤 듣고 나니 솔깃했다. 2명 정도는 충분히 동참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합숙을 마치고 나오는데 그 당시 잘 나가던 신차가 마치 내 차가 된 듯한 착각에도 빠졌었다.

이런 유혹에 수많은 이들이 다단계로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300만원이나 하는 가입비용이 아니었다면 필자도 아마 발을 들여놨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할 정도다. 당시 그 돈은 1년치 대학 등록금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다단계라는 단어를 다시 접한 것은 10여년이 흐른 2007년이었다. 당시 코스닥의 루보란 종목 주가를 다단계 방식의 작전으로 단기간 40배나 띄운 사건이 발생했다. 2006년 10월까지만 해도 1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2007년 4월 5만원을 넘었다. 만성 적자 회사 주식이었지만 A가 1000원에 산 주식을 B가 1100원에 사고, 이를 다시 C가 1200원에, D가 1300원, 그리고 돌고 돌아 다시 A가 2000원에 사는 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다단계 작전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다단계 판매로 악명을 떨친 제유그룹(JU) 부회장의 친형인 김모씨였다. 당시 김씨는 다단계 방식으로 1400억원을 동원,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돼 3년 4개월의 형을 살았다. 6개월간 40배나 뛰었던 루보 주가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10일 연속 하한가를 시작으로 한달여만에 1/20토막 가까이 났다.


최근 이 작전을 지휘했던 김모씨가 다시 구속 수감됐다. 출소 후 다시 작전을 하다 걸렸다. 상장폐지된 케이비물산 작전엔 성공, 32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또 다른 작전에서는 매도 타이밍을 놓쳐 손실을 보고, 결국 법망에 걸렸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척 하다 일반투자자들이 몰리면 고가에 주식을 처분하는 식의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투자자문사 대표 권모씨도 최근 구속됐다. 연초 팀스 주식으로 수십억원대 이익을 낸 후, 올해 피씨디렉트에 대해 같은 수법으로 작전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피씨디렉트측이 지분경쟁 대신 법적 대응만 하면서 권씨의 작전도 꼬였다. 경영권 장악에 실패하고, 3000원대에서 불과 두달 새 1만원 가까이 올랐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권씨측은 지분을 더 사지도, 그렇다고 팔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결국 권씨는 지분을 대거 보유 중인 상태에서 영어의 몸이 됐다.


작전의 유혹은 달콤하다. 몇배는 기본, 수십배 폭등하기도 한다. 이런 작전주에 잘 편승하면 팔자를 고칠 것 같은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전의 새 역사를 썼다는 이도 실패하는 게 작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꾼'들이 말하는 작전의 성공확률은 1/5이다. 이 정도 확률이면 그냥 정상적인 종목을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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