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전 종로3가 홍등가 정화사업 '나비작전'은?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1968년 9월27일 속칭 '종삼'으로 불리던 종로3가 일대의 골목 어귀마다 100촉짜리 백열등이 달렸다. 이른바 '나비작전'으로 불리는 '종로3가 홍등가 정화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불빛이었다.
손님이 종삼 골목 입구에 들어서면 진을 치고 있던 시·구청 공무원과 사복경찰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이름이 뭐요?", "직업이 뭐요?", "전화번호가 뭐요?" 등 쏟아지는 물음에 종삼을 찾은 남성들은 줄행랑을 쳤다. 이 같은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가자 종삼을 찾는 남성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나비작전의 전략은 바로 '꽃(윤락녀)에 대한 조치는 효과가 없으니 나비(남성)를 족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종삼 입구에 대낮처럼 등을 켜는 한편 '종삼을 출입하는 자를 적발해 그 명단을 공개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와 함께 '윤락여성은 귀향 조치·직장 알선·부녀 보호소 수용 등의 조치를 취한다' 등의 강도 높은 정화사업에 나섰다.
당초 한 달여를 예상했던 나비작전은 10월5일 새벽 5시 시작된 철거작업을 끝으로 일주일여 만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 나비작전에는 경찰기동대 234명과 종로구청 철거반 236명, 차량 14대가 동원됐다. 돈의동과 훈정동, 묘동, 봉익동, 인의동 등 일대에 끝까지 남아있던 윤락녀 72명은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부녀보호소에 수용됐다.
이날을 끝으로 최대 250여호, 1400여명에 달하던 이 일대의 윤락녀는 자취를 감췄다. 종삼에서 밀려난 윤락녀들은 '미아리' 혹은 '천호동' 등으로 흘러들어 새로운 홍등가를 만들었다. 윤락녀들이 떠난 빈자리는 이후 하루 8000원짜리 쪽방을 찾아든 사람들로 채워졌다. 40여년 전 이렇게 형성된 '돈의동 쪽방촌'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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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파고다]20<끝>-③그 섬에 들어갈수록 이 사회의 무관심이 보였다
[그 섬, 파고다]20<끝>-④지면을 필름삼아 펜을 렌즈 삼아 다큐 찍듯 썼죠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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