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그 섬, 파고다]4-② 윤락녀 소탕 '나비작전'후 쪽방이 채웠다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45년전 종로3가 홍등가 정화사업 '나비작전'은?

[그 섬, 파고다]4-② 윤락녀 소탕 '나비작전'후 쪽방이 채웠다
AD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1968년 9월27일 속칭 '종삼'으로 불리던 종로3가 일대의 골목 어귀마다 100촉짜리 백열등이 달렸다. 이른바 '나비작전'으로 불리는 '종로3가 홍등가 정화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불빛이었다.

손님이 종삼 골목 입구에 들어서면 진을 치고 있던 시·구청 공무원과 사복경찰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이름이 뭐요?", "직업이 뭐요?", "전화번호가 뭐요?" 등 쏟아지는 물음에 종삼을 찾은 남성들은 줄행랑을 쳤다. 이 같은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가자 종삼을 찾는 남성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나비작전의 전략은 바로 '꽃(윤락녀)에 대한 조치는 효과가 없으니 나비(남성)를 족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종삼 입구에 대낮처럼 등을 켜는 한편 '종삼을 출입하는 자를 적발해 그 명단을 공개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와 함께 '윤락여성은 귀향 조치·직장 알선·부녀 보호소 수용 등의 조치를 취한다' 등의 강도 높은 정화사업에 나섰다.

당초 한 달여를 예상했던 나비작전은 10월5일 새벽 5시 시작된 철거작업을 끝으로 일주일여 만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 나비작전에는 경찰기동대 234명과 종로구청 철거반 236명, 차량 14대가 동원됐다. 돈의동과 훈정동, 묘동, 봉익동, 인의동 등 일대에 끝까지 남아있던 윤락녀 72명은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부녀보호소에 수용됐다.


이날을 끝으로 최대 250여호, 1400여명에 달하던 이 일대의 윤락녀는 자취를 감췄다. 종삼에서 밀려난 윤락녀들은 '미아리' 혹은 '천호동' 등으로 흘러들어 새로운 홍등가를 만들었다. 윤락녀들이 떠난 빈자리는 이후 하루 8000원짜리 쪽방을 찾아든 사람들로 채워졌다. 40여년 전 이렇게 형성된 '돈의동 쪽방촌'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관련기사]
[그 섬, 파고다]1-①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그 섬, 파고다]1-② 시간이 멈춘 그곳, 차라리 섬이었어라
[그 섬, 파고다]2. 자식 전화 안 기다려…얘가 내 애인이야
[그 섬, 파고다]3-① 2000원 국밥에 반주 한잔, 인생을 해장한다

[그 섬, 파고다]3-② '파고다 출근자'들이 꼽은 낙원동 맛집
[그 섬, 파고다]4-① 45년간 한평 쪽방서 사는 70세 할아버지
[그 섬, 파고다]4-② 윤락녀 소탕 '나비작전'후 쪽방이 채웠다
[그 섬, 파고다]5-① 도시 투명인간으로 14년…'무표정의 또하루'
[그 섬, 파고다]5-② 윤 할아버지 "자식 얘긴 묻지 말랬잖아!"
[그 섬, 파고다]6-①박카스 아줌마 400명 활동…주름진 性, 은밀한 거래
[그 섬, 파고다]6-②박카스와 동아제약에 보내는 사과문
[그 섬, 파고다]7-①정신지체 박카스 아줌마, 남편은 알고도…
[그 섬, 파고다]7-②"여성 가난과 노인 성욕의 일그러진 결합"
[그 섬, 파고다]8-①그림자 人生도, 손 쥐어보면 다 36.5℃더라고요
[그 섬, 파고다]8-②'파고다 파수꾼' 종로2가 파출소
[그 섬, 파고다]9-①종로 한복판서 매일 벌어지는 수백개의 전투
[그 섬, 파고다]9-②장기만큼 볼만한 '구경꾼 스타일'

[그 섬, 파고다]10.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분들이 꼽은 파고다 명소는?
[그 섬, 파고다]11-① "외로움, 그 허기도 달랜다" 원각사 무료급식소
[그 섬, 파고다]11-② "주린 그분들 행복없이는, 원각사 존재 이유도 없죠"

[그 섬, 파고다]12-①탑골 편의점 막걸리가 다른 곳의 5배나 더 팔리는 까닭
[그 섬, 파고다]12-②음악 DJ가 있는 낙원상가 '추억더하기'

[그 섬, 파고다]13-①커피 한잔 200원의 파고다 '노천카페'
[그 섬, 파고다]13-②'대인춘풍 천객만래' 파고다 슈샤인 할아버지

[그 섬, 파고다]14-①"갈 때 가더라도 깨끗하게 하고 가려고"
[그 섬, 파고다]14-②"찍기는 찍어야 하는데…" 풀기힘든 숙제 '영정사진'
[그 섬, 파고다]15. '우리안의 섬' 그 곳,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그 섬, 파고다]16-①"노인 존경 못 받아", "존경 받아"보다 7배 많아
[그 섬, 파고다]16-②'박카스 아줌마' 해결책 묻자…"노인도 性상담 받아야"
[그 섬, 파고다]16-③"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혜택 축소 찬성 60% 이상"
[그 섬, 파고다]17. "홍보관·약장수·사기꾼 그래도 자식보다 살가워 알고도 속는거지…"
[그 섬, 파고다]18-①그가 남긴건 '사인미상-고독사' 뿐이었다
[그 섬, 파고다]18-②죽음의 흔적을 지워 드립니다

[그 섬, 파고다]19-①60세 이상만 근무하는 성남 카페…12인의 '일자리 찬가'
[그 섬, 파고다]19-②"노인 고용 증가, 청년층 일자리 뺏는다는 건 오해"

[그 섬, 파고다]20<끝>-①"기사 읽는 내내 가슴이 시렸습니다" 다큐의 힘
[그 섬, 파고다]20<끝>-②"탑골·종묘 주변, 세대공감 거리로 확 바꾼다" 서울시 밝혀
[그 섬, 파고다]20<끝>-③그 섬에 들어갈수록 이 사회의 무관심이 보였다
[그 섬, 파고다]20<끝>-④지면을 필름삼아 펜을 렌즈 삼아 다큐 찍듯 썼죠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