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현대건설의 해외 진출 역사는 대한민국 해외건설 역사였다.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를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진출을 이뤄낸 현대건설은 60년대 후반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외화획득에 기여했다.
1974년 국제수지 적자폭이 17억1390만달러에 달하는 등 우리나라가 제1차 오일쇼크로 국가부도 위기를 겪고 있을 때 현대건설이 구원타자로 나섰다.
1975년 바레인에서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조선소 공사를 수주하며 본격적인 중동건설의 첫 발을 내딛은 현대건설은 1976년에는 ‘20세기 최대 역사(役事)’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산업항을 수주하며 국가 경제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주베일산업항의 계약금액인 9억3000만달러는 당시 우리나라 정부예산의 25%에 달하는 금액이었으며, 선수금으로 받은 2억달러는 당시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인 2000만달러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1978년 당시 최대 규모의 주택공사인 11억1000만달러 규모의 알코바 1·2지구 공공주택사업, 1979년 최초의 턴키 플랜트 공사였던 1억6000만달러 규모의 알코바 담수화 프로젝트 등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인근 국가에서 오일머니를 획득해 신음하던 한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 일등공신이 됐다.
현대건설은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공사들을 해외에서 연이어 수행하며 한국 건설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건설 당시 동양 최대, 세계 3위의 길이를 자랑했던 말레이시아 페낭대교나 1999년과 2002년 수주 당시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총 공사금액 26억달러의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등은 난공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탁월한 시공능력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페낭대교는 1986년 미국 컨설팅 엔지니어링협회에서 주관한 엔지니어링 우수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2005년에 준공한 이란 사우스파 4·5단계 가스처리시설은 세계 플랜트 시공사상 최단기간인 24개월 내 원료가스 도입, 착공 28개월 내 제품생산 등 세계 대형 플랜트 건설사상 유례가 없는 기록들을 양산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기술 장벽이 높아 유럽과 일본 등 일부 선진사들만이 공사를 독점해 왔던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을 2006년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에 시공해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2010년에는 세계 유수의 원전 시공업체들을 제치고 400억달러 규모의 UAE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해 한국형 원전 수출의 길을 열기도 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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