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2명 보수 3억2400만원씩 받았다
증권사 다 죽어간다지만 CEO연봉은 살아 있네
직원 보수 3700만원의 7배 넘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올해 상반기(4~9월) 증권사 등기임원들은 1인당 평균 2억6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5억3000만원 정도인데 기말 성과급이 포함될 경우 훨씬 많은 금액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직원들이 받은 돈은 평균 3700만원으로 임원 1인당 급여의 7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18일 등기임원 보수를 구분해 표기한 25개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5개사 등기임원 58명의 1인당 상반기 보수 평균은 2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분·반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는 임원 보수를 통상 등기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분해 이들의 1인당 평균 급여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취합해 추산한 것이다.
통상 등기임원이 3명 이상이기 때문에 개별 보수는 잘 공개되지 않지만 등기임원이 1명뿐인 일부 증권사는 해당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가 그대로 공개되기도 한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상반기 5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 회사 직원의 상반기 평균 보수(3900만원)보다 12.8배 많은 금액이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와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이사는 올 상반기 각각 2억500만원, 1억9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동양그룹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증권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2명에게 1인당 평균 3억24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동양증권 직원 1인당 평균 보수(3000만원)의 10.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상반기 등기임원에게 1인당 평균 9억88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해 등기임원 보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7일 증권사 등기임원에서 퇴임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보수가 포함돼 상대적으로 평균 보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은 연봉이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의 개별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법률을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 등기임원 중에서도 연봉이 5억원을 넘는 임원의 경우 각 사 사업보고서에 급여 내역이 공시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올해부터 12월로 결산월을 변경해 3월 말이면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증권사 임원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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