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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행복배달 빨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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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행복배달 빨간 자전거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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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영화 '자전거 도둑(Ladri Di Biciclette, 1948)'은 선량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주인공이 극심한 가난 앞에서 자전거 도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전후 이탈리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선과 악 또는 옳고 그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지금까지도 영화사의 수작 중에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잃어버린 자전거 때문에 화를 못 참고 아들에게 손찌검을 한다. 또 남의 자전거를 훔치다 붙잡혀 몰매를 맞으며 온갖 멸시와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자전거는 삶을 좌우하는 생계수단이다. 그리고 그것이 상실되면서 절박함, 이기심, 사악함 등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이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 곁의 자전거는 삶의 활력소로써 동반자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만 한강변에는 자전거 물결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달려간다. 남녀노소 없이 시원한 강바람에 몸을 맡기고 야외의 싱그러움을 만끽한다.


몇 백만원에 달하는 고급 자전거는 고급 자전거대로, 해맑은 얼굴에 힘차게 페달을 밟는 세발자전거는 세발자전거대로, 똑같은 즐거움으로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최근 자전거가 전국에서 또 다른 행복을 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안전행정부가 손을 맞잡고 농어촌 주민들을 위해 민원ㆍ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사업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실 집배원들은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지만 국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 이름만큼은 빨간 자전거로 지었다. 이 사업이 충남 공주를 시작으로 경남 사천과 전남 보성, 경기 가평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1인 고령가구가 늘어나고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맞춤형 복지전달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전국 3600여개의 우체국 네트워크를 갖춘 우정사업본부와 안전ㆍ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안전행정부가 힘을 합쳐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집배원들은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독거노인 등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위험상태가 발견되면 즉시 관계당국에 제보를 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민원서류를 배달해주고, 주민 불편이나 위험사항도 신고해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집배원이 관할구역을 돌다가 가로등 같은 시설물이 고장 나 있거나 도로파손, 산불ㆍ폭설로 인한 고립 등을 발견하면 지자체에서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


전국의 1만6000여명의 집배원들은 부족한 사회복지 인력을 보완해 농어촌지역의 취약 사항을 빠르게 파악해 사회복지와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는 정부 3.0에서 강조하는 부처 간 협업의 모범사례여서 더욱 큰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 집배원들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월급을 쪼개 소년ㆍ소녀 가장들에게 생활비를 보태주거나 도시락을 전달해주고 있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물품을 기증하고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골에 사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찾아 말벗도 돼주고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도 집배원이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차량으로 병원에 데려다주고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생필품을 대신 사다주고 공과금도 내준다. 게다가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는 농사일도 도와주고, 손재주가 좋은 집배원은 농기계를 고쳐줘 '만능 해결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특히 집배원들은 2006년부터 우체국별로 '집배원 365봉사단'을 꾸려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과 산불ㆍ화재예방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에는 '앤트 바이크'라는 자그마한 공장이 있다고 한다. 마이크 플래니건이라는 자전거 장인이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작은 공방인데, 최고의 자전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로 사회의 그늘진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집배원의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가 어려운 이웃들이 웃음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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