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눈부신 성공에도…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마힌드라앤마힌드라(M&M)는 명실공히 인도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다. M&M은 3년 전 쌍용자동차 인수로 국내에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M&M의 성공스토리에 대해 소개하며 M&M이 더 도약하려면 과제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M&M은 시장가치가 150억달러(약 16조원)로 인도에서 17번째로 큰 기업이다. M&M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분 25%를 갖고 있는 마힌드라 가문은 인도의 부자 가족 순위 5위에 올랐다.
M&M은 제조업에서 크게 성공한 몇 안 되는 인도 토종 기업이다. 대다수 인도 재벌은 재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낮고 빚은 많다. 그러나 M&M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부채가 적다.
지난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아난드 마힌드라는 마힌드라 가문의 3세대 경영인이다. 인도 최대 재벌 기업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이 지난해 은퇴한 뒤 마힌드라 회장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마힌드라가 M&M 대표이사로 첫 발을 들인 1991년만 해도 M&M은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에 불과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문을 닫을 뻔한 적도 있다.
마힌드라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그가 2002년 선보인 SUV '스콜피오'의 대히트로 M&M은 인도 2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최근 10년 사이 M&M의 매출은 12배 늘었다. 소규모 철강 거래업체였던 마힌드라는 SUV·트랙터·2륜차·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을 생산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M&M이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마힌드라 회장의 판단 능력 덕이다. 그는 2007년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 인수를 놓고 타타그룹 자회사 타타모터스와 경쟁하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 아래 미련 없이 손뗐다. 타타모터스는 재규어 랜드로버 인수 첫 해에만 10억달러를 쏟아 부어야 했다. 이는 당시 M&M 시장가치의 25%에 상당하는 것이었다.
불황을 모르는 M&M 앞에도 난관은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인도로 진입 중이다. 프랑스의 르노와 미국의 포드도 인도 SUV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M&M은 최근 픽업트럭과 2륜차에 많이 투자하고 있지만 성과가 그리 좋지 않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부족하다. M&M이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 돈은 연간 1억7000만달러로 매출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최고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보다 존경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애쓰는 M&M의 목표 역시 투자자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M&M이 좀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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