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적자 축소,물가안정 강조했지만 수출과 내수부진이 걸림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일부 지표가 호전됐지만 내수와 수출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라구람 라잔 인도준비은행(rbi) 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인 56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인출한다고 하더라도 자금흐름에서는 적자를 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는 878억달러로 gdp의 5%를 기록했다.
라잔은 또 식품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신선식품과 연료비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9월 8.5%에서 10월 8.1%로 낮아져 용기백배하다고 강조했다.
라잔 총재의 이날 기자회견과 낙관적인 발언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인도 시장에 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며 최근 루피화 가치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다.
인도의 루피는 지난 8월28일 역대 최저 수준인 달러당 68.80루피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달러당 63루피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Rbi는 지난 9월 중 103억달러의 달러를 매각하고 지난달 기준금리를 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루피 가치 유지에 주력하고 있지만 루피는 10월에만 달러화에 대해 3%가 평가절하됐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에서 루피가치 하락의 주범인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부각하며 라잔은 “루피 가치에 변동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며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축소된 원인 중의 하나는 금수입 관세를 올린 게 꼽힌다. 라잔은 무역수지 적자 축소의 효과가 경상수지에 반영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인도 경제의 약점은 여전히 드러나 있다. 150억달러이던 무역수지 적자는 9월 180억달러로 치솟았고 10월에는 210억달러로 불어났다.
더욱이 근원물가는 하락했다고 하나 전체 소비자 물가는 매우 높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과 성장률 제고를 꾀할 여지를 없애버리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무려 9.75%로 9월에 비해 0.02%포인트 올랐다.올해 들어 6월까지 평균 10.1%, 7월부터 10월까지 평균 9.8%나 됐다.
산업생산이 위축된 것도 걱정거리다. 9월 산업생산은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0.4% 감소했다. 회계연도 상반기 증가율은 0.1%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5.1%에 비해 뚝 떨어졌다.
인도는 고물가속 저속성장의 덫에 걸려들었다고 결론을 내릴 만한 대목이다.
라잔 역시 이점을 인정한다. 산업생산이 “야간 실망스러웠다”고 털어놨다.그러나 시장 소방수 답게 그는 낙관론을 펼쳤다 몬순과 수출에 힘입어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렇지만 인도의 성장엔진이 감속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기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성장률이 4.9%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5%대 성장을 점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은 목표임에 틀림없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수출과 국내 경기가 뒷받침하지 않아 라잔은 한계를 절감할 것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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