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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신상]귀신 쫓는 팥죽에 쫀득한 도넛…카페베네 '도넛단팥죽'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올댓신상]귀신 쫓는 팥죽에 쫀득한 도넛…카페베네 '도넛단팥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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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카페에서 전통간식을 맛보고 싶다면


◆한 줄 느낌
#100% 국내산 팥을 사용한데다 달지도 않아 건강해지는 기분

◆가격
#6400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아버지, 저희도 자가용 한 대 살까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어림도 없다."

할아버지의 단호한 호통에 아버지는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할아버지 앞에서 차를 사겠다는 말을 안했다. 하나밖에 없는 사촌동생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후 할아버지는 본인 자식들이 운전하는 것을 끔찍하게도 싫어하셨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4년 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해였다. 자동차를 구매하자마자 아버지가 한 일은 신차 고사를 지내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직접 돼지머리를 삶고 시루팥떡까지 맞춰 고사를 지냈다. 이날 저녁에는 남은 팥으로 목 넘김이 좋은 팥죽을 쒀 먹었다.


"팥이 귀신을 쫓는단다. 너희도 팥죽 한 그릇씩 다 먹어야 아버지랑 차 탈 때 무탈할 수 있다." 그때 먹은 팥죽 덕분일까. 아버지는 운전경력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사고 한 번 나지 않았다.


"아빠도 운전해서 무탈했으니까 나도 운전 배울래." "넌 덜렁거려서 안 돼, 절대 운전할 생각하지마."


아버지는 차를 몰고 싶다는 딸내미에게 20여년 전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단호하게 반대했다. 결국 결혼한 후 남편이 새 차로 바꾸면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액운을 물리치고 무사고 운전을 기원하며 시루팥떡에 막걸리를 올려두고 고사를 지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무탈함을 기원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


20년 전 그날처럼 팥죽도 쒀 먹고 싶었지만 초보주부에게 그 정도 능력까지는 없다. 때마침 카페베네에서 출시한 단팥죽이 눈에 들어왔다. 100% 국내산 팥을 사용했다는 말에 마음이 동한다.


달지 않은 팥죽에 쫀득쫀득한 찰도넛이 어우러져 겨울 간식으로 제격이다. 도넛 크기도 만족스럽다. 계란만한 찰도넛 5개가 가득 올려져있어 속까지 든든해진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것은 다소 흠이다. 아이스크림 더블사이즈 만한 양에 6400원이나 한다. 디저트 먹고 식사값을 낸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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