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국제금융협회(IIF)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부 신흥시장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IF는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성장 때문에 투자 자금을 유치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저금리를 활용해 부채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 하는 상황에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IIF는 6년째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와 양적완화, 이에 기반한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금융시장 왜곡과 자산가격 거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IF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에서 부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뜻하는 하이일드(고금리·고위험) 채권 발행 규모는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량을 50% 이상 초과했다. IIF는 일부 유로존 국가들에서 기업의 악성 채무가 늘고 있다며 이는 은행은 물론 국채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회사채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약간 다른 입장에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IMF는 은행권의 회사채 손실 규모가 이탈리아 1250억유로, 스페인 1040억유로, 포르투갈 200억유로 수준이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IIF는 이와 관련해 부실 채권을 감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은행의 기업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결과이기 때문에 유로존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신흥시장에서도 취약한 경제 여건을 무시한 채권 발행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IIF는 지적했다.
IIF는 8일 관련 보고서 내용 전체를 웹사이트에 공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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