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봉사상 받은 박희용 대전시 주무관, 해마다 1편씩 논문 써…시상금으로 초등학교 전자칠판 구입 지원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아이언맨? 슈퍼맨? 대전시청에 오면 창의적 아이디어로 종횡무진하는 ‘아이디어맨’을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아이디어를 그때 그때 메모 한다. 여기서 창의적 제안들이 만들어진다.”
박희용(42) 대전시 보건정책과 주무관은 동료직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최근 박희용 주무관은 안전행정부 주관 제37회 청백봉사상을 받았다. 청백봉사상은 청렴과 봉사, 행정발전에 힘쓴 공무원에게 주는 최고권위의 상이다.
박 주무관은 해마다 업무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쓰고 있다. 그의 논문목록을 보면 그가 왜 아이디어맨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재미 이론과 넛지기술을 활용한 경제교육 활성화 방안’, ‘길(路) 자원화를 통한 장소마케팅 정책 활성화 방안’, ‘주민참여예산제 활성화 방안’, ‘배달 강좌제와 멘토링을 활용한 시장경제교육 기본모형 설계방안’ 등…. 그가 공직생활 중 틈틈이 시간을 내어 발표한 논문들이다.
박 주무관은 18년 공직생활을 하며 가장 창의적 아이디어로 “보건진료소 설치를 법으로 정했을 때”라고 되돌아봤다. 그는 “농어촌 보건의료서비스 개선사업을 추진했던 순간이다. 당시 퇴비장이나 농업용 창고처럼 농업인이 공동으로 쓰는 시설만 신·증축할 수 있는 농업진흥구역에 보건진료소를 넣어야 한다고 제안한 적 있었다. 보건진료소가 농촌과 같은 의료취약지에 꼭 설치돼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 주무관은 농림부 농지과 담당사무관과 공무원을 찾아가 농지법 개정과 관련, 6개월간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농지법시행령 제29조 제3항 제2호에 내용을 더 넣었다. 법 개정에 성공한 것이다. 지금도 시골 보건진료소를 지날 때면 그때의 순간이 떠올라 무척 보람을 느낀다.”
박 주무관은 업무와 관련된 논문을 해마다 1편씩 발표하고 있다. 업무을 끝낸 뒤 밤에 틈틈이 논문을 써온 결과다. 그는 안전행정부가 주최한 ‘제5회 지방공무원정책연구발표대회’ 때 발표한 ‘길(路) 자원화를 통한 장소마케팅 정책 활성화방안’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 대덕구가 처음 벌인 주민참여감사제와 관련, ‘주민참여감사제 기본모형 설계방안 연구’로 공직자 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제안공모에서 받은 상금은 초등학교 칠판을 지원하는데 썼다. 그는 “안행부 주관 ‘2008 지역혁신협의회 공모과제’에서 우수과제로 뽑혀 시상금(4600만원)을 받아 교육여건이 나빴던 대전 법동초하고 중원초등학교, 중리초등학교 등 3곳에 전자칠판 구입비와 도서구입비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만 해도 일부 초등학교를 빼고는 전자칠판이 없었다. 전자칠판은 학교에서 수요를 확인해 정한 것이라 많이 부족했다. 초등학교 학생의 학업능률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돕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주무관은 “최근엔 봉사란 단어보다 ‘나눔’이란 말을 더 많이 쓰고 있다. 남을 위해 뭔가를 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는데, 남도 함께 행복해진다는 게 봉사의 참 뜻 같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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