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1년이 넘어 한국전 이후 가장 오랫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씨는 지난해 11월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올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배씨는 건강상태가 크게 나빠져 지난 8월 평양 친선병원에 입원했다.
WSJ은 케네스 배가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미국인보다 왜 더 오래 북한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배씨의 억류기간은 최근 북한에 억류된 전용수 목사의 약 6개월(2010년 11월~2011년 5월)보다 훨씬 길며, 한국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미국에 억류된 푸에블로호 승무원들도 1968년 북한에 억류된 후 11개월 뒤에는 풀려났다고 WSJ은 소개했다.
WSJ는 배씨가 억류된 후 그의 석방이 이뤄질 기회가 최소 3번은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배씨의 석방을 추진하기 위해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를 북한에 보내려 했지만 북한 측이 킹 특사의 초청을 전격 취소해 무산됐다.
또 배씨의 어머니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이 이뤄져 그가 석방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그는 결국 풀려나지 못했다.
북한전문가들의 연구모임인 전미북한위원회의 카린 리 사무총장은 “북한과 미국 간에는 대화 통로가 매우 적어 이번 일이 특별히 비극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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