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물가상승률 4년만에 최저·실업률 최고…디플레 우려 확산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물가상승률이 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9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ECB 목표치인 2%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유로존의 9월 실업률은 12.2%로 전달 기록한 사상 최고 수준과 같았다.
실업률이 높은 반면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유로존의 경기회복세가 미약함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유로존이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동시 진행되는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의 길로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디플레는 부채 규모가 큰 재정위기 국가들에 치명적이다. 위기국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소비가 위축돼 디플레는 더 심해지는 악순환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ECB 내에서 기준금리 인하론자들의 목소리는 더 커질 듯하다. 그 동안 ECB는 "경기회복에 따라 물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5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그러나 유로존에 디플레 우려감이 확산되자 이달 혹은 다음달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ECB의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면서 올해 들어 계속 강세를 보인 유로화 가치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는 1.3582달러로 전날보다 0.1% 넘게 떨어졌다.
ECB의 금리인하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CB가 금리를 낮추면 현재 0%인 예금금리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된다.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이 자국 내 부동산 거품까지 들먹이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부담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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