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전 하나은행 부행장, 국민연금 CIO 내정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금융투자업계 낭인(浪人)에서 일약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뛰어오른 홍완선 전 하나은행 부행장. 그는 다른 경쟁자들에 밀려 줄곧 유력 후보에서 제외됐지만, 결국 410조원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게 됐다.
홍 내정자는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하나대투증권, 하나은행 등 경력 대부분을 하나금융그룹에서 쌓았다. 지난해 초 하나은행이 부행장직을 축소할 때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에는 눈에 띌 만한 이력이 없다. 공백기를 틈타 지난해 하나대투증권 사장직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임 사장은 하나금융지주 기업금융부문 부회장 출신이다.
22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에서도 그는 줄곧 외곽을 겉돌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 현 연기금 운용단장, 외국계 금융 경험자 후보들에 밀려 유력후보에선 이름이 빠졌다.
일각에선 CIO 선정 막판에 급부상한 그를 두고 "뒷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두 사람은 대구고등학교 동기로, 15회 졸업생이다. 대구고는 동창회가 활발해 졸업 후에도 사회 각층에서 선후배들을 잘 끌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원내대표는 대구고 재경(在京) 동창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재 공석 상태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선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KIC는 국내 연기금 중 해외투자의 양대 축이다.
그의 내정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 내정자는 하나은행 신탁부장 등을 거친 만큼 금융상품에는 이해가 밝지만, 다른 CIO 후보들에 비해 기금운용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 복지부나 국민연금으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않은 만큼, 뭐라 말하기는 부적절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홍 내정자는 향후 연임 여부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까지 책임질 전망이다. 국민연금 CIO의 임기는 최대 2년으로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6년 전주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는 2015년까지 인력을 325명까지 늘릴 계획으로, 신임 CIO의 기본 임기에만 120명을 추가 충원할 예정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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