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교육부가 28일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을 일부 허용키로 한 데 대해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8월 발표한 시안에서는 평준화지역에 소재하는 자사고(39곳)는 2015학년도부터 성적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사회통합전형은 폐지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서울 자사고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확정안에서는 서울은 추첨방식 외에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했고 사회통합전형도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에 대해 국회 교문위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논평을 내어 "자사고 제도개선 방안은 지난 8월 발표한 시안에 비해 후퇴해 교육부의 교육불평등 구조에 대한 개선의지가 미약해 면피용 방안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자사고 개선안은 지난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작인 자사고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며, 비평준화 지역의 자사고 및 구 자립형사립고는 기존 방식대로 운영돼 교육불평등 구조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교총은 보도자료에서 "자사고의 학생선발 방법을 학생 성적 중심이 아닌 진로계획 및 지원동기, 내신과 면접 방식으로 다양화한 것에 대해 교육계와 교총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또 사회통합전형 선발 유지에 대해서도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사회통합전형 요소를 악용해 각종 입시비리를 양산한 사례는 절대로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의 명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관리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입시정보업체들은 교육부의 확정안이 자사고에 유리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의 개선안과 관련, "2013학년도의 경우 서울소재 24개 자사고 중 6개교를 제외한 나머지 18개교에서 1.5대 1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암하면 사실상 18개교에는 선발권이 완전히 부여됐다고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에서 1.5대 1의 경쟁률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1.5배수까지 추첨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으며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선발권 부여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서울권 소재 자사고는 이번 조치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특히 이과 지망 학생의 경우 일반고보다 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는 보도자료에서 "1.5배수 내에서의 면접 전형이지만 '일부 선발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종전 단순 추첨보다는 진일보한 평가 방식으로 서울지역 자사고로 보면 당연히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이어 "최초 지원 시 성적 제한이 없다는 점이 한계이지만 최종 합격자 선발에서 면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안과는 달리 상위권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자사고 지원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자사고 경쟁률도 종전과는 달리 감소할 전망까지 고려하면 면접을 통한 선발권을 가진 점은 지원 시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소는 그러면서 "이번 자사고 선발 방법 확정에 따라 서울지역 자사고 가운데는 지원 시 정원 미달인 학교도 있지만 적어도 강남권(중동고·휘문고·세화고·세화여고·현대고 등) 및 교육 특구 지역에 인접한 학교(양천구 한가람고·양정고·강동구 배재고·송파구 보인고·성동구 한대부고·서대문구 이대부고·중구 이화여고 등) 등으로의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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