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2번째 주간운용사 선정 이후 운용규모 점점 키워…수익률은 삼성운용 강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연기금투자풀(이하 연기금풀)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운용자산이 5개월 만에 5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수익률은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이 강세를 보였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한투운용의 연기금풀 운용자산은 5006억원으로 기금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연기금풀은 개별 연기금의 자산운용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도입된 제도다. 주간운용사는 13조원 규모의 기금을 관리하고 개별운용사에 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기금풀은 지난 2001년 이래 삼성운용이 독점해 왔으나 지난해말 한투운용이 2번째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며 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연기금풀 주간운용사는 60여개 소규모 연기금을 상대로 직접 기금 자산을 확보한다. 양 사로서는 회사 이름을 건 자존심 싸움인 셈이다.
한투운용은 지난 5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6월말 3578억원(2.5%), 7월말 4250억원(3.3%), 8월말 4611억원(3.5%) 등으로 자산을 키워 왔다. 매월 1000억원 꼴로 기금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의 운용자산은 6월말 13조6924억원(97.5%)에서 지난달말 12조1067억원(96.0%)으로 줄었다.
양 사의 벤치마크 대비 기금운용 초과수익률은 채권형과 혼합형 모두 삼성운용이 다소 높았다. 연기금투자풀 기금 13조원 중 채권형과 혼합형은 각각 52.3%, 35.9%를 차지한다.
삼성운용의 6~9월 채권형 평균 수익률은 0.16%로 한투운용(0.21%)보다 0.05%포인트 낮았지만,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은 -0.017%로 한투운용(-0.02%)보다 양호했다. 삼성운용의 혼합형 평균 수익률은 0.17%로 한투운용(-0.01%)보다 높았다. 초과수익률 역시 -0.04%로 한투운용(-0.20%)보다 실적이 좋았다.
한편 이달 마무리될 주간운용사 재선정에는 삼성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개사가 참여한다. 이번 재선정은 삼성운용의 주간운용사 지위가 올해 말로 종료되는데 따른 것이다.
연기금투자풀 수탁액은 지난 2002년말 1조9000억원에서 지난달말 12조495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채권형이 6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혼합형이 4조4000억원이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식형은 각각 1조4000억원, 581억원을 나타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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