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크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볼프스부르크(독일)=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3시간여 이동해 볼프스부르크 중앙역에 내리면, 일렬로 우뚝 솟은 네 개의 갈색 굴뚝과 커다란 폴크스바겐 로고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공장인 폴크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바로 이곳에 있다.
지난달 찾은 볼크스부르크 공장 내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생산공정의 95%가 자동화된 시스템 때문이다.
근로자들이 손수 작업을 하는 조립라인에서는 차량이 말발굽 모양의 반원통에 달려 공중에서 이동하고 있다. '텔레스코픽 암'으로 불리는 이 장치는 라인 위에 차가 있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과 달리, 차량이 공중에 매달린 채 상하좌우 조절까지 가능해 근로자들이 몸을 숙이거나 쭈그려 일할 필요가 없다.
클라우스 페터 티에만 폴크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대변인은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기 위해 도입한 첨단 시스템 중 하나"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완공된 이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공장 중 하나면서도 생산효율성이나 생산량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생산량 3500대에 달하는 이 공장은 폴크스바겐의 차세대 생산전략인 모듈형횡적플랫폼(MQB)이 최초로 적용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생산 중인 모델은 골프, 골프플러스, 티구안, 투란 등 4개 모델이다.
강철판을 찍어내는 프레스 라인에서 시작해 몸체를 결합하는 보디 라인, 부품 조립 라인을 거쳐 자동차 1대가 생산되는 데는 총 2시간이 걸린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구동축 및 인젝션 파츠는 전 세계 타 폴크스바겐 공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공장 생산라인의 총길이만 70km. 단일 공장 최대 규모인 650만m²의 공장 부지에는 직원들의 이동을 위해 6500대의 자전거를 비치했다. 전체 직원수 는 5만4000여명에 달한다.
공장 곳곳에서는 작은 구멍과 찢어진 철판기둥 등 2차 대전 당시의 총탄과 포격 자국을 발견할 수 있다. 볼크스부르크 공장은 2차 대전을 거치며 폐허가 됐다가, 1945년에야 재건됐다. 70년이 넘는 긴 역사는 라인의 95%가 자동화된 오늘날까지도 공장 내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난 6월 3000만번째 골프를 탄생시킨 이곳은 올해부터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양산기지로 재도약할 전망이다.
티에만 대변인은 "올해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e-골프를 이 라인업에 추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타 차량과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조립될 예정인데, 이는 모두 MQB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가로배치 엔진 전용의 플랫폼인 MQB플랫폼은 휠베이스, 차체크기 등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소형차부터 중형차에 이르기까지 한 라인에서 생산 가능하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10년 내 연간 생산량을 현 76만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볼프스부르크(독일)=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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