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1승 이상의 의미로 여겼다. 김기태 LG 감독이다. 3996일 만에 맛본 포스트시즌 승리를 큰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LG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대 0 승리를 거뒀다. 1차전 2대 4 패배를 일방적인 기세로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일등공신은 단연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 8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는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별다른 위기 없이 타선이 2회 가져온 리드를 사실상 끝까지 지켰다. 특히 7회에도 시속 160km가 찍힌 강속구에 탈삼진은 정규시즌 최다 기록(7월 10일 NC전, 10개)과 타이를 이뤘다.
107개를 던진 리즈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듯했으나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해 마무리 봉중근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완봉도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5차전까지도 생각을 해야 해서 봉중근에게 남은 1이닝을 맡겼다”고 밝혔다. 이어 “리즈는 오늘 정말 최고였다. 포수 윤요섭도 너무 잘해줘 고맙다. 5차전에 다시 투입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점을 주고 싶은데 퍼펙트를 하지 못해 90점을 주겠다”라는 농담 섞인 칭찬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번 승리에 꽤 큰 의미를 뒀다. 선수단의 긴장 완화는 물론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감독은 “이제 1승도 해봤다. 조금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잘하려다보니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으니 3차전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심타선의 이진영과 정성훈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둘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안타 2볼넷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이에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잠시 부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트시즌은 27명이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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