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레다메스 리즈의 날이었다. 눈부신 역투로 LG 반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이다. 8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는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타선이 2회 가져온 리드를 8회까지 지켜 팀의 2대 0 승리를 견인했다. 1차전 2대 4 패배를 일방적인 기세로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리즈의 위력적인 구위가 단연 돋보인 경기였다.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시종일관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를 기록한 리즈는 2회 이원석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별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2사 1루에서 공 2개만으로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리즈의 선전에 타선은 선취점으로 화답했다. 이병규(7번)와 오지환의 연속 볼넷과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윤요섭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이병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2사 3루에선 박용택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 오지환의 득점을 도왔다. 제구 난조를 겪던 두산 선발투수 이재우를 그대로 강판시킨 한 방이었다.
이재우와 달리 리즈는 호투를 거듭했다. 3회와 4회 삼진 3개를 잡아내며 연속 삼자범퇴를 이끌었고, 5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내야땅볼 유도로 위기를 넘겼다. 홍성흔과 오재원에게 각각 내야안타와 볼넷을 내줘 1사 1, 2루에 놓였지만 양의지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리즈의 구위는 그 뒤에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정확한 제구가 더해지며 상대 타선에 이렇다 할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6회와 7회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었고, 8회 역시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7회에도 시속 160km가 찍힌 강속구에 탈삼진은 정규시즌 최다 기록(7월 10일 NC전, 10개)과 타이를 이뤘다.
107개를 던진 리즈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듯했으나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해 마무리 봉중근에게 바통을 넘겼다. 봉중근은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삼자범퇴를 이끌어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챙겼다.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팀이 3996일 만에 맛보는 포스트시즌 승리에 일조했다.
타선에선 이병규와 박용택의 활약이 눈부셨다. 특히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이병규는 이날도 2안타 1득점을 기록,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톱타자로 나선 박용택도 4타수 4안타의 맹타로 LG 공격을 주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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