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감 기업인 증인 약 30% 증언대에 올라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등 거물급 인사 출석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박근혜정부 첫 국정감사 둘째 날은 40여명의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언대에 오른다.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배중호 국순당 사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상임위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번 국감은 역대 최고로 200여명의 경영인들을 증인 요청했다. 그 중 약 30%가 출석하는 오늘은 기업 국감 '빅 데이'가 될 전망이다.
이날 국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증인으로 유통업계 기업인이 많다는 점이다. 기업인 증인의 절반에 해당하는 20여명이 유통업계다.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각 상임위 의원들은 올해 정치권 최대 이슈인 '갑을관계'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벼르고 있다. 정무위는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욕설 파문을 다룬다. 정무위는 손 사장에게 본사 직원들의 이른바 '대리점 쪼개기(강탈)' 사건을 묻고 이에 대한 공정위의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다. 홈쇼핑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도 다뤄진다. 정무위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를 불러 불합리한 계약관계가 있었는지 따진다. 도매점과의 상생합의 파기, 대리점의 밀어내기 관행도 파헤쳐 진다. 이와 관련 배중호 국순당 사장,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이사 등이 정무위 국감장에 출석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김성환 신세계푸드 대표와 허인철 이마트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산업위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함께 불러 골목상권 침탈에 대해 논의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들도 무더기 국회로 불려나온다. 김칠성 롯데칠성음료 영업본부장, 윤희종 씨에이치음료 대표, 배정태 해태음료 대표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나와 같은 수원에서 나온 생수의 브랜드별 가격이 적정한 지에 대한 질의를 받는다.
국회는 '일감 몰아주기ㆍ담합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파고든다. 정무위는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을 불러 조달청과의 담합 행위에 대해 추궁한다. 당초 이날 출석키로 했던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는 백 부사장의 진술 이후 공정위 종합감사에 출석토록 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증언대에 오른다. 혼합판매 관련 계약의 불공정성 관련해 장석수 SK에너지 상무와 장지학 현대오일뱅크 상무가 출석해 증언한다.
이밖에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은 불산 누출 사고 등을 이유로 산업위와 환노위에 동시 호출됐다. 또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김승영 아시아나항공 전무, 전영조 제주항공 운항본부장, 황철 대한항공 전무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토교통위는 이들에게 지난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 등 항공 안전 책임에 대해 묻는다.
40여명의 기업인이 무더기로 채택되다 보니 '부실 국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지난해 국감에서 정무위는 32명의 증인을 채택했지만 재벌그룹 회장 등 6명이 불출석했고 출석한 26명의 증인 가운데 질의를 받은 사람은 14명에 불과했다.
산업위 소속 의원실 보좌관은 "증인채택을 할때 때에 따라 기업인 채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어떤 의원은 그룹회장을 불러서 무슨 얘기를 들을 수 있겠냐면서 문제가 되는 사업에 대해서 질의를 하려면 해당 사업을 담당했던 사장이나 실무진을 불러야하는게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 증인석에 기업인들을 앉히는 것을 국회의 권위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국회의 치명적인 고정관념 중에 하나인 것 같다"고 '보여주기식' 증인 채택을 꼬집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