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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대선 앞두고 오유 베스트 게시판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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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정치관여·선거개입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인터넷 활동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야권 후보에 유리한 게시물을 덮기 위해 일명 ‘인터넷 먹칠’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서 정치·선거 관련 이슈를 밀어내기 위해 연예·요리 관련 글에 집중적으로 ‘추천’을 클릭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오유 운영자 이모씨는 “국정원 직원들이 베스트 게시판을 테러했다”고 표현하며,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야권 후보에게 유리한 게시물을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베스트 게시판에 먹칠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고 원 전 원장 측은 “추측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이씨는 “분석해서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베스트 게시판은 대부분 시사 관련 글들로 이뤄져있었는데 국정원 직원들의 추천 클릭으로 갑자기 연예·요리 관련 글이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앞선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직원들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동영상을 오유 게시판에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원세훈 전 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취임 이래 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 과정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인터넷 상에서 특정 정당 및 정치인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도록 불법적인 지시를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례상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계획적, 반복적, 계속적으로 이뤄진 행위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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