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 전기요금 15일부터 8.2%인상...상수도 요금 8% 이상 인상 예정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의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이어 내년에 상하수도 요금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소득이 정체된 영국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13일(영국 현지시간) 일간 파이내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최대 전기 및 가스 공급업체인 SSE는 다음달 15일부터 에너지 요금을 8.2% 인상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SSE는 정부의 환경세인 탄소가격하한제도(Carbon Price Floor)도입 탓에 에너지 요금을 인상한다면서 2015년에 가계 에너지요금이 연간 26파운드(한화 약4만4530원)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발전소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저탄소발전원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영국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7%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제도에는 영국 남서부 서머셋주 힝클리 포인트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포함돼 있으며 영국 정부는 조만간 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에 따른 영국 소비자 부담은 올해 1억9400만 파운드, 내년 3억7400만 파운드, 2015년 7억900만 파운드 등으로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으로 SSE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가구당 연평균 추가 부담이 올해 7파운드(1만1988원)에서 내년 14파운드(2만3976원), 2015년 26파운드에 이른다는 뜻이 된다.
영국 슈퍼마켓 그룹인 Wm모리슨의 댈튼 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FT 인터뷰에서 에너지 요금 증가가 최저소득 가계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에너지요금 상승은 세금과 같다.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층은 전기요금을 내느냐 먹을 것을 사느냐라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요금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영국 노동당은 2015년 총선 선거 공약으로 에너지 요금 20개월 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녹색에너지 보조금을 재검토하도록 했지만 연정에 참여하는 자유민주당은 ‘녹색 세금’을 지킬 태세여서 충돌을 불가피하다.
에드 데이비 에너지 장관은 13일 공영 BBC 방송에 출연, “에너지 요금이 곧 인상될 것이지만 친환경 세금을 삭감하는 게 에너지 요금 상승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국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외에 상수도 요금 인상에도 직면해 있다. 상수도 회사인 테스 워터 컴퍼니는 내년에 인플레이션 상승률보다 높은 8% 요금 인상을 계획중이다.
이 회사는 아울러 하수가 테스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런던을 동서로 가르지르는 하수관인 ‘슈퍼 하수관(super Sewer)에 41억파운드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2015년 이후에 요금 인상을 예고해 놓았다. 이에 따른 가계 추가 부담은 연간 80파운드가 될 수도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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