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최악의 전세난 속에 전세자금보증마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소득층에 공급된 전세자금보증액은 1년 사이 30% 급증한 반면, 저소득층은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5% 증가에 불과했다.
13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세자금보증 가운데 소득 수준 상위 20%인 9∼10분위에 나간 보증 공급액은 611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688억원)보다 30.4% 늘었다.
고소득층의 전세자금보증 공급 건수 또한 지난해 1∼9월 6089건에서 올해 7690건으로 26.3% 증가했다.
전세자금보증은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가 은행 전세자금대출이나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을 받고자 할 때 주택금융공사에서 최고 2억원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상위 20% 소득계층에게 공급된 전세자금보증은 전체의 7.3% 수준(특례보증 등 상환능력별 보증한도 심사를 생략해 소득정보 없는 경우 제외)으로 그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1인당 보증액 상한선이 있음에도 고소득층의 이용 증가율이 저소득층보다 월등히 높은 점에 눈길이 쏠린다.
실제로 소득 수준이 하위 20%인 1∼2분위 서민들의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6054억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3조7991억원으로 5.4% 늘었다. 전체 보증 공급액 증가율 14.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처럼 고소득층의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가 줄고 전세가 인기를 끌면서 고소득층에도 전세난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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