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형주의 행복한 다이어트]밥과 마늘의 미묘한 관계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전형주의 행복한 다이어트]밥과 마늘의 미묘한 관계
AD


예전 사스(SARS)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했을 때, 한국에는 감염자가 없었다. 지역적인 덕을 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도 사스가 감염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한 전문가는 사스의 원인이 바이러스인데, 한국인이 즐겨먹는 마늘의 항균 및 바이러스 저항력 때문에 감염자 발생이 없었던 거 같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세계적으로 마늘, 김치 열풍이 불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마늘은 때가 되면 미리 사서 저장시켜둘 만큼 필수 식품이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도 이미 마늘을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피라미드 벽에는 피라미드를 만든 노예들의 체력유지를 위해 무, 파와 함께 마늘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고 또한 악명 높은 로마의 네로 황제를 독살시키기 위해 누군가 포도주에 비소와 마늘을 섞어 건넸는데, 마늘의 유황성분이 비소의 독을 중화시켜 네로 황제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마늘의 매운 유황화합물인 ‘알린(allin)’이라는 성분은 알리나아제(alliinase)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알리신(allicin)’이 되는데 이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 및 항균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감기와 식중독, 피부병 등 각종 세균성 질병에 효과적이다. 또한 마늘은 항암작용, 혈관질환 예방, 자양증강 등 많은 기능들을 지닌 대표적 건강식품이다. 마늘은 이런 기능들 외에도 숨겨진 효과가 있는데, 우리가 매일 먹는 주식, 탄수화물의 대사에 꼭 필요한 비타민 B1의 흡수를 10~20배 높여 주는 고마운 식품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주식은 탄수화물이고, 이러한 탄수화물을 제대로 대사시키기 위해서 필수적인 조효소가 바로 비타민 B1이다. 비타민 B1 을 비롯한 보조인자가 부족하면 포도당은 에너지를 내지 못하고 피로물질을 만들거나 지방으로 전환될 수 있다.


즉 ‘히든 트랙’과 같은 마늘의 숨겨진 기능이다. 음악 CD를 사서 듣다보면 ‘히든 트랙’이 있는 CD들이 가끔 있다. 11번 트랙이 끝인 줄 알았는데, 노래가 끝난 후에도 CD플레이어가 계속해서 플레이중 상태로 뜨더니 한참 후에 새로운 노래가 나온다. 그 CD에는 12번 트랙이 있는 셈이다. 마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히든트랙과 같은 선물의 기능을 한다. 마늘 속 알리신 성분은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활성화 상태인 알리티아민(allithiamine)으로 변화한다. 더욱 강력하게 탄수화물 보조인자가 되어 우리의 주식인 밥으로부터 에너지를 만들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알리티아민은 필요량만 사용되고 여분은 체내에 저장되었다가 나중에 몸이 피로해졌을 때 사용되어 신체를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유행하는 마늘주사는 비타민 B1의 활성체인 푸르설티아민 성분을 사용하여 만든 주사제로 그 성분을 직접 정맥에 주사하는 것으로서, 포도당이 에너지로 사용되는 대사경로에서 도움을 주어 활기와 원동력을 준다고 하여 최근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한편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이 증가하게 되는데, 마늘 속의 알리신은 췌장세포를 자극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므로 당뇨에도 효과적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식생활에서 밥과 마늘은 미묘한 관계이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탄수화물, 즉 밥으로부터 얻는 한국인들에게 비타민 B1은 필수적인 영양소이며 마늘에 함유된 알리티아민은 비타민 B1을 쓸데없이 배출하지 않고 장시간에 걸쳐 사용하게 도와준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고 있는 음식의 궁합은 참 중요하다.


그런데 쌀밥에 비타민 B1 급원 식품, 그리고 마늘까지 있으면 이 식품들은 삼위일체, 서로의 섭취를 돕고 체내 작용시간을 늘리는 등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준다. 가히 우리의 주식인 밥을 생생한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마늘은 이제 향신료에서 당당한 식품으로 한국인에게 스태미너를 주는 비밀이 아닐까?

전형주 장안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