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초과 하나은행 1.3%…국민은행은 8000억원으로 액수 기준 최고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 5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초과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LTV가 80%를 웃돈다는 것은 주택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75%인 점을 감안할 때 주택을 처분해도 은행이 대출금 전액을 회수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LTV 비중별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 공개된 적이 있지만 은행별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3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TV 80% 초과 규모는 4000억원으로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LTV 80% 초과 비중이 높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조6000억원으로 하나은행보다 많았지만 '80% 초과' 비중은 1.2%(5000억원)였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잔액과 80%를 초과하는 고(高)LTV 규모가 각각 76조1000억원과 8000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지만 80% 초과 비중은 1%로 조사됐다.
반면 LTV 80% 초과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은 농협은행이었다.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잔액은 40조원이었지만 고LTV 해당잔액은 3000억원으로 0.75%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의 LTV 80% 초과 잔액 역시 농협과 마찬가지로 3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39조6000억원) 대비 비중도 0.7%로 대동소이했다.
한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들 5개 은행을 포함해 29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TV 80% 초과 비중은 1.1%(3조2000억원)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LTV 80%를 넘는 고LTV 규모가 지난 3월 말(3조8000억원)을 고비로 한풀 꺾였다"면서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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