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조선시대 한양과 충청, 전라, 경상을 연결했던 삼남길에 이어 한양과 의주를 이어주던 '의주길' 434㎞중 경기지역 구간이 역사문화탐방길로 복원된다.
경기도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조성한 의주길 일부구간을 오는 10월26일 개통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은 고양 삼송역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48.3㎞ 구간이다.
의주길은 '한양~고양~파주~개성~대동강ㆍ평양~신천~의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당시 중국을 오가던 사신들은 모두 이 길을 이용했다. 특히 조선시대의 대로(大路)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길이었다.
의주길은 조선의 고고한 정신적 문화와 자긍심이 세계로 퍼져나가던 이른바 '한류의 수출로'였다. 또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무역로의 중심이기도 했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쓰기 위해 걸었던 길이고, 이승훈과 김대건 신부가 천주교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갔던 길도 바로 이 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옛길 조성과 활용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점으로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선으로 연결해 도민들에게 역사문화 탐방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생활체육과 여가생활 확대 등 폭 넓은 사회경제적 효과와 함께 도보 탐방객의 증가로 체험형 관광수요 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삼남길과 의주길 개통에 이어 2014년부터 영남길, 경흥길, 평해길, 강화길 등 조선시대 옛길 복원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도는 먼저 '한양~판교~용인~충주~조령~문경~유곡~대구~청도~밀양~양산~부산(동래)'을 잇는 영남길 중에서 경기도 구간을 내년 중 개통한다.
영남길은 일본 사신(조선통신사)이 이용한 길(사행로)로 의주로와 연결돼 한반도를 관통하는 동시에 대륙(유라시아)과 대양(태평양)을 연결하는 길 역할을 해왔다. 도는 이어 2015년에는 '한양~철령~안변ㆍ원산~영흥~함흥~북청~길주~무산~회령~경흥~서수라'를 잇는 경흥길 경기도 구간 개통을 추진한다. 경흥길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함흥차사' 유래가 된 길이다.
도는 이외에도 2016년에는 '한양~망우리~원주~대관령~강릉~울진~평해'로 이어지는 평해길을, 2017년에는 '한양~양화진~김포~통진~갑곶진~강화'로 연결되는 강화길을 각각 개통한다. 평해길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의 일화가 담겨 있는 길이고, 강화길은 병자호란으로 조선 인조가 강화로 피신하기 위해 밟았던 길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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