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22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총선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던 유럽연합(EU)의 주요 정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연정은 독일 국민의 반(反) EU 정서를 우려해 재정 부담이 우려되는 EU 정책 논의에 참여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해왔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독일의 기존 입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은행연합'(Banking Union)'이 가장 먼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은 첫 번째 단계인 '은행단일감독기구'(Single Supervisory Mechanism:SSM) 설립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EU 재무장관들은 지난해 12월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에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은행들에 대한 통합감독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EU 합의에 이어 유럽의회가 이를 승인함에 따라 유로존 은행은 각국 중앙은행이아니라 ECB의 감독을 받고 ECB는 이들 은행에 대한 영업허가 취소권, 조사권, 제재 부여 권한 등 강력한 감독권을 갖는다.
하지만 두 번째 단계인 부실은행을 통일적으로 처리하는 '단일정리체제'(SingleResolution Mechanism: SRM) 구축과 마지막 단계인 단일예금보장 체제 마련은 답보 상태다. 독일의 유보적인 입장 때문이다.
독일은 단일정리체제 출범을 위해서는 EU 설립 조약 변경이 필요하다면서 신중하게 추진할 것을 요구해왔다.
EU 옵서버 등 EU 전문매체들은 메르켈 정부가 앞으로도 EU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 관측하면서도 유권자의눈치를 볼 필요 없이 재정적인 부담을 결정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문제도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총선 유세 기간 중 집권 연정은 '그리스'라는 말도 꺼내지 않았지만 독일 정부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인정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달 20일 "그리스를 위한 또 한 번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끝나는 2차 구제금융 후에도 추가 지원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독일이 유럽의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로 볼 수 있다.
반롬푀이 의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독일과 독일의 새 정부가 유럽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굳건하게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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