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5일 3자회담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김 대표는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3자회동에 응하겠다고 발표한지 몇 시간 후에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시켰다"며 "이제 대선과정에서 있었던 국기문란에 대한 진상규명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에 3자회담 역시 무의미해졌다는 주장도 많았지만 회담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3자회담을 갖을 예정이다. 당고 김 대표는 청와대에서 전격적으로 3자회담을 하자는 12일 제안에 대해 하루 동안 고민을 한 뒤 회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채 총장의 사퇴하면서 3자회담을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됐다.
김 대표는 "내일 회담의 주요 의제는 국정원 등 기관의 정치개입 폐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 사퇴 문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며 "박 대통령은 채 총장의 사퇴에 관한 답변을 준비해 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제기했던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 민생현안 이외에 채 총장의 문제 역시 3자회담에서 크게 다룰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회담 참석을 밝히기에 앞서 "대한민국에 밝고 정의로운 권력이 아니라 음습하고 무서운 권력의 공포정치가 엄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국민들 사이에는 이러다 또 한 번의 정보정치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두려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의 상당 시간을 채 총장 사퇴 건에 바쳤다. 그는 "국정원 국기문란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직접 관여한 바 없다고 하지만 이번에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반법치주의 행태는 대통령의 재가 없이 있기는 어렵다"며 채 총장의 감찰결정의 배경에는 청와대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유신시대 당시 스커트 길이를 쟀던 단속했던 줄자를 언급하며 "지금은 미움과 증오의 줄자가 등장했다. 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자가 있으면 느닷없이 잣대를 들이댄다"며 "오직 굴종만을 요구한다. 이성적인 법관과 용기 있는 검사, 영혼을 가진 공무원은 십자가를 져야하는 시대가 왔다"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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