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중진들 "대통령 나서야" 한 목소리..여야대표 개별 회담 방식 제안도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치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회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박8일간의 러시아·베트남 해외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하는 박 대통령이 추석 전에 정국 타개를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일제히 "박 대통령이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이 결단하면 진심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화답해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이 상대인 새누리당을 무시하고 있지 않았는지 돌아봐 달라"면서도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과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게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만이 갈등을 풀 수 있다고 보니까 모두가 대통령을 찾는 것"이라며 "제1야당이 천막치고 두 달 넘게 버티는데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먼저 여당 대표 만나서 사정을 듣고, 야당 대표 만나 사정 듣고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여야 대표 개별 회담방식을 제시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원들이 모두 나서서 야당과의 대화를 중재하고, 청와대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도 "대통령은 국가원수, 정부수반, 국국통수권자라는 지위를 떠나서 여권의 최고정치지도자"라며 "야당대표가 여권의 최고 정치지도자로서의 대통령을 만나서 영수회담하자는 것은 큰 무리가 되는 요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이) 하루속히 결단할 일이 많다"며 "민주주의와 민생,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이 결단한다면 저부터 진심을 다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무엇보다 먼저 국정원의 국기문란사건 진실 규명과 책임자의 성역 없는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밝히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면서 "일부에선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해외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말하기도 하지만 국정원 개혁이 말해지지 않는 어떤 만남도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은 전날인 10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민주당 천막당사를 직접 방문해 김한길 대표와 정국타개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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