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미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제안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포기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러시아의 제안의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시리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제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나라들과 함께 제안의 진정성을 평가하겠지만 (시리아에 대한) 압박을 철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제안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일 때만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는 또다시 지체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이번 제안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도 시리아가 실제로 화학무기를 포기한다면 환영하겠지만 전례로 미뤄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뜻을 보였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나서 "시리아가 보유한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이를 파기하도록 촉구했다"면서 이렇게 할 경우 시리아가 미국 등 서방이 계획하는 군사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무알렘 장관도 러시아의 이런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