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에너지 비용이 해마다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가전업체들의 '친환경 전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 제품들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IFA 2013'에선 A+++등급에서 최대 -5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제품까지 등장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 A+++등급 이상의 고효율 제품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은 최근 수년간 매년 10~15%씩 전기요금이 상승했다. 워낙 전기료가 비싸다 보니 소비자들이 생활가전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보는 것도 에너지 등급이다.
고효율 에너지와 관련해선 유럽 전자업체들이 다소 앞서있다. 밀레, 지멘스, 보쉬 등 유럽 가전업체들은 거의 전 제품을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 중심으로 전시했다. 밀레의 경우 A+++등급보다 -40%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제품을 내놓았고 보쉬의 경우 A+++ -50% 세탁기도 등장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A++ 제품에서 올해는 A+++ 세탁기와 의류건조기를 선보였다. 디스펜서가 내장된 A+++등급 냉장고도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A+++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세탁기를 선보이고 하단에 냉동고를 두고도 A+++를 달성한 냉장고도 선보였다.
보쉬가 선보인 A+++ -50% 세탁기의 경우 종전 A+++등급과 비교할 때 무려 50%의 전력소모량을 줄여주지만 희생해야 할 것도 많다. 바로 시간이다. 세탁시간이 6시간30분 가까이 걸린다. 지난해 보쉬가 A+++ -40% 세탁기를 선보였을 당시 세탁시간은 4시간30분에 달했다.
에너지등급을 높일수록 세탁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 가전 업체의 경우 다소 시간은 손해 보더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자는 쪽이고 국내 같은 경우는 세탁 시간이 길어질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한다고 판단해 에너지와 시간의 접점을 찾고 있다.
세탁할 때 물을 절약시키는 방법 역시 가전업계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밀레의 경우 세탁을 한 뒤 물을 다시 순환시켜주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다 쓴 물을 배수구로 바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이 물을 다시 돌려주며 세탁하는 방식이다.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가 절약되는 효과도 있다.
베를린(독일)=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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