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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후계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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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롯데제과 주식 10억원 어치를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부회장이 롯데계열사의 주식을 새로 취득한 것은 2003년 이후 10년 만이다.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2003년 이후 10년 만인 올해 300억원을 들여 롯데제과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을 산 바 있다.

이를 두고 신 총괄회장이 올해 91세의 고령인 만큼 두 아들간 지분 교통정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순환출자 해소를 앞두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종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동빈 형제, 10여년 만에 계열사 주식 매입...이유는?

롯데제과는 신동주 부회장이 지난 6~8일 사흘 동안 643주를 9억9700만원에 매입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신 부회장의 보유주식수는 4만9450주에서 5만93주로, 지분율은 3.48%에서 3.52%로 늘었다. 신 부회장이 2003년 롯데칠성 주식 28억원 어치를 산 뒤 롯데 계열사 주식을 개인 돈으로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제과 주식이 '황제주'로 통하며 한때 주당 200만원이 넘었지만 최근 많이 떨어져 저평가된 상태"라며 "신 부회장이 이런 측면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렇게 단순히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주식 매입에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신 회장은 지난 6월 26일 롯데제과 주식 6500주와 롯데칠성음료 주식 7580주를 각각 100억원, 99억 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롯데제과 보통주 지분율은 4.9%에서 5.3%로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 보통주 지분율도 5.1%에서 5.7%로 높아졌다.


이에 앞서 지난 1월과 5월에는 롯데케미칼 주식을 202억 원어치나 사들였다. 롯데케미칼 주식이 하나도 없었던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0.3%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내에서 롯데쇼핑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계열사다.


신 회장이 사비를 들여 주식을 사들인 것은 신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2003년 롯데제과 주식을 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형제간에 지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외신들도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 닛케이신문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가 6억명이 넘는 거대 시장인 동남아 개척을 목표로 현지에서 경영 수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롯데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대형마트 등을 출점하고 있는 반면, 일본 롯데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제과 공장을 최근 만들었다는 것이다.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 정비 신호탄?


내달 정기국회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관련 법안이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역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어떻게든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지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13년 대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 정보공개'보고서에 따르면 계열회사 간 순환출자가 형성(지분율 1% 이상 기준)된 대기업집단 14곳의 전체 순환출자 고리(지난 4월 기준) 124개 중 롯데가 51개(41.1%)를 기록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1개 가운데 43개의 고리가 롯데쇼핑을 거쳐 갔다. 롯데쇼핑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순환출자의 중심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향후 순환출자를 끊고 지주회사 등으로 개편할 경우 롯데쇼핑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4.59%의 지분을 갖고 있고 신동주 부회장 지분울은 14.58%다. 신 회장 지분이 형보다 0.01% 많지만, 이는 큰 의미가 없다. 신동주 부회장이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9.58%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가 19.2%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신 부회장이 바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결과적으로 신동주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을 25%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어서 향후 순환출자가 깨질 경우 그룹 장악력에서 신동빈 회장이 열세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신동주는 롯데쇼핑서, 신동빈은 롯데제과·롯데칠성서 우위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호텔롯데(지분율 9.58%), 한국후지필름(8.52%), 롯데제과(8.52%), 롯데정보통신(5.22%), 롯데칠성음료(4.26%), 롯데건설(1.03%), 부산롯데호텔(0.85%) 등 10개사에 달한다. 특히 이들 계열사 지분은 또다시 몇몇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돌고 도는 지분 관계 속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 가운데 누가 우위에 있는지 쉽게 단정 짓기 힘들다.


다만 드러난 사실만으로 볼 때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에서 앞서고,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쇼핑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신동빈 회장은 최근 지분 매입을 통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에 대한 지분율에서 신동주 부회장과의 격차를 2%포인트 안팎으로 늘렸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를 염두에 두고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지분을 늘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를 축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신동주 부회장이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 대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를 지배구조의 축으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나 신동주 부회장의 최근 주식 취득이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방어 차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으면서 형제가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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