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업체의 장시간 근로 관행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0곳 중 9곳은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3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감독한 결과 86.6%에 달하는 272개소에서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고 있었다고 20일 밝혔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란 주중 연장근로와 휴일근로 시간의 합계가 12시간을 초과하는 것을 말한다.
장시간 근로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장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비율이 더 높았다. 85개 사업장 중 74개소(87.1%)에서 연장근로 한도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주중 연장근로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하는 사업장은 85곳 중 40%에 달했고 이 중 15.3%가 주 16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하고 있었다. 휴일근로 사업장은 69%에 달했으며 이 중 13%가 주 평균 8시간 이상 상시적으로 휴일근로를 하고 있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제조업이 가장 심각했다. 자동차제조업의 경우 점검대상 39곳 중 37곳(94.9%)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
금형제조업전기장비제조업식료품제조업 사업장의 법 위반율은 84.6%였고 의료기기신소재 제조업 사업장 역시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업장이 80%를 웃돌아 전반적으로 제조업 사업장에서 법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주야 2교대 근무형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주야 2교대 사업장이 53.3%에 달했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10곳 중 8곳이 주야 2교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들 사업장의 주 평균 근로시간은 56.9시간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장시간 근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주야 2교대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번 정기.수시 감독을 통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346개 사업장에 신규 고용 등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했으며 이를 토대로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선이 완료된 사업장을 제외한 218개 사업장에 대한 시정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법 위반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부터는 음료제조업, 섬유제품제조업, 종이제품 제조업 등 주요 장시간 제조업종 중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의 대기업, 원청업체 중심으로 수시근로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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