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강]
음주단속을 피하려다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도주한 50대에 대해 경찰이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음주단속 경찰관을 차에 매단 채 달아난 혐의(특수 공무집행 방해 치상 등)로 전모(50)씨에 대해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세 차례나 기각했다.
전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9시 40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흑석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경찰관이 음주 측정을 위해 손을 집어넣은 상태에서 그대로 30m가량 차를 운전해 달아난 혐의다.
당시 전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79%였다.
경찰은 다음날 오전 전씨를 긴급체포해 음주운전 전력이 두 차례나 있고 죄질도 불량하다는 판단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광주지검의 지휘를 받아 두 차례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세 번째 청구에 앞서 검찰 시민위원회에 이 사건을 회부해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기도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반복적인 음주운전 자체만으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경찰관들이 공무 집행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구속 필요성은 재판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전씨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광주지법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호흡 측정기를 불도록 경찰관이 손을 차에 넣은 상황에서 끌려가다가 넘어진 정도로 부상(전치 2주)이 심하지 않았고 자백, 주거 확실 등 사정도 감안됐다”며 “두 명의 영장 전담 판사와 한 명의 형사항소부 부장판사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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