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세계적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가 자신의 기타를 대한항공이 파손했다고 한 주장했다가 거짓으로 판명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대한항공은 스티브 바이가 대한항공의 부주의로 자신의 기타에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이, 거짓으로 탄로났다고 7일 반박했다.
스티브 바이는 지난 달 28일 우리나라에서 개초되는 록페스티발 공연을 위해 입국했다가, 다음 날인 29일 일본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곱게 가지 않았다. 바이는 "29일 인천공항에서 일본 나고야로 가면서 기내에 기타를 들고 가려 했지만 제지 당했다"며 짐칸에 실려온 기타의 '넥' 부분이 망가졌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이어 SNS 및 홈페이지에서 "기타를 일반 짐칸에 실었다. 기타 백은 비를 맞으며 짐칸으로 들어갔으며, 넥 부분이 부러졌다"며 공항 주기장에서 다른 짐들과 함께 비를 맞고 있는 사진의 짐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네티즌 수사대의 힘을 빌려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먼저 페이스북에 따르면 자신의 기타가 망가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일본 나고야 공항 도착 이후라야 정상이다.
하지만 스티븐 바이가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vai.com/bo_neck_snap/)에 올린 해당 사진의 '엑시프(EXIF)' 정보에는 부서진 기타 사진을 찍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와 촬영 날짜가 한국에 있을 때로 기록돼 있다.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이미 기타는 망가진 셈이다.
EXIF에는 촬영 날짜 및 시간뿐 아니라 위치정보, 카메라 제조사, 카메라 모델, 이미지 에디터, 사진을 보정한 날짜, 등 세부적인 부가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특히 부서진 기타를 촬영한 카메라는 '아이폰5'다. 이동통신기기라는 점에서 시간 등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
EXIF값에 따르면 부서진 기타를 찍은 사진 중 하나는 촬영일이 7월28일 오후 3시50분이다. 스티브 바이는 29일 오전 10시3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KE757편을 이용해 나고야로 출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사진은 한국에서 찍힌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EXIF의 GPS값에 위도는 37;16;17, 경도는 126;34;29도로 적혀 있다. 이 장소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를 가리킨다. 바이가 출연한 '2013 안산밸리록페스티벌' 공연장으로부터 700m 떨어진 곳이다.
또한 그가 '자신의 기타를 실은 짐이 비를 맞으며 짐칸으로 향하고 있다'며 찍은 또 한 장의 사진은 위도 40;4;0, 경도 116;36;40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찍혔다고 기록돼 있다.
바이가 어디서 어떻게 기타를 망가뜨렸는지는 알 수 없다. 대한항공에 부서진 기타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 이유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서진 기타와 대한항공과의 상관관계는 없다는 것만은 입증 된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스티브 바이의 거짓말을 적은 SNS글에 19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아무런 잘못 없는 우리나라 항공사가 전 세계 네티즌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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