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H'에 대한 상표권이 없어 브랜드 사용료(로열티)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H(원 안에 H가 연결된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은 (주)한진과 한진해운홀딩스(한진해운)가 나눠 갖고 있다.
'H'는 한진그룹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한진그룹은 "(H) 한진그룹 (태극마크)"을 그룹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H'에 대한 해외 사용권은 한진해운이 갖고 있으며, 국내 사용권은 (주)한진이 보유하고 있다. 똑같은 모양의 H를 컨테이너 박스에 그려 넣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사용권은 (주)한진이, 해외에서의 사용권은 한진해운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H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를 받지 못하게 됐다. 한진그룹내 259개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그룹 대표 브랜드인 'H'에 대한 상표권이 없어 로열티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현재 '(H) 한진그룹 (태극마크)' 브랜드 중 대한항공은 '태극마크'에 대한 로열티로 132억원을 지불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사용료로, 당해 사업연도 분기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의 0.25% 수준을 로열티로 책정했다.
태극마크가 한진그룹내 항공계열사를 상징하는 브랜드라면 'H'는 한진그룹의 모태인 육상교통과 물류사업을 상징하는 대표브랜드다. 이에 브랜드 로열티는 태극마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이는 향후 한진칼이 (주)한진으로부터 상표권을 인계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상표권을 매각할지, 인계할지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한진해운은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 수순을 마친 상태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고 조수호 회장이 운영하던 한진그룹내 해운사다. 최은영 회장은 고 조수호 회장 별세 후 경영권을 물려받았으며 고 조 회장이 추진하던 계열분리 작업을 마친 상황이다.
한진그룹도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향후 2년간 계열사가 보유 중인 지분을 모아 한진칼로 넘겨 한진해운을 계열사로 붙잡아두거나, 지분을 매각해 독립시키는 방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상표권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한진해운 지분 처리 방안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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