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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에 대비해 글로벌 卒이 할 일에 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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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선임기자]습관은 참으로 고치가 힘들다.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 한 번 들인 습관은 평생 고치기 힘들다. 뼈에 인이 박혀 음주와 흡연은 좀체 끊기 힘들다. 중독이 심하다.


양적완화에 대비해 글로벌 卒이 할 일에 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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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또한 중독이 심해 끊기가 매운 힘든 습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전 세계는 저금리에 맛에 푹 빠져 있었다. 싼 맛에 돈을 빌려 빚을 많이 늘렸다. 그 덕분에 집값이 올랐고 주가가 올랐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빚이 늘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을 지경이다.


저금리는 신흥국가에서는 낯선 현상이었다. 과거 신흥시장의 금리는 대단히 높았다.한국의 경우 1970년대와 80년대 월 2% 연간 24%의 고금리 국가였다. 1990년대는 신용 대출금리가 13~4%나 됐다.

그러던 것이 뚝 떨어졌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살린다며 돈을 살포한 탓이다. 미국은 세 차례의 양적 완화를 통해 총 4조2000억 달러의 자금을 푼 것으로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집계하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돌려 말한 '양적완화'로 풀려난 돈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금리를 낮췄다. 미국은 리먼 브러더스 도산이후 금융위기를 해외로 수출한 데 이어 저금리를 수출해 충격파에 머리가 얼얼한 신흥국들의 저금리로 도취시켰다. 저금리가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믿도록 했다.


세상 영원한 게 어디 있는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게 신호탄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이사회 의장이 5월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한 데 이어 6월에는 일정표도 제시했다. 연내 촉수해서 2014년 말에는 완전히 중단하는 일정표를 제시한 것이다. 버냉키의 세치 혀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희비와 울분으로 요동쳤다. 부인하고 싶지만 세계 장기판에서 전 세계는 미국의 졸(卒)임이 명확히 드러났다.


곱씹어 볼 것은 미국은 충격과 저금리를 수출하면서도 '긴축'은 수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자국의 실업률 6.5%를 세워놓고 돈을 풀었고 지금 죌 준비를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신흥국은 이런 수단을 수입하지 못했다. 긴축하려 하니 저금리에 중독된 경제는 결단이 날 지경이다. 경제규모와 상관없이 신흥국들은 양적완화 축소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똑 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에 도취된 대가치고는 좀 큰 대가가 아닐 수 없다.


신흥국이 양적 완화 축소가 가져올 태풍을 피할 길은 없다. 태풍은 견뎌내야 한다. 저금리의 중독을 빨리 제거하는 일이다. 불행하게도 그 수단은 강제된다. 썰물처럼 나가는 달러자금을 붙잡기 위해, 환율급등을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보잘 것 없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외환시장에 개입해봐야 부질 없다. 인도는 29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해외에서 달러 국채를 발행한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 글로벌 졸들은 양적 완화 축소와 닮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강제되는 선택중의 하나일 것이다. 브라질이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8.5%로 5%포인트 인상한 것은 방아쇠를 당긴 것에 불과하다. 환율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도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도 결국 수출되는 것이다. 금리를 올린다면 물가와 환율안정에 도움은 되는 이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투자 위축 등에 따른 성장률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철저하게 자기들이 정한 일정표대로 경제를 운용한다. 미국과 미국의 금융자본과 싸운다는 것은 애당초 게임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면 충격을 흡수할 방안을 세우는 게 상책이다. 신흥국들은 버냉키의 세치 혀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오르거나 내렸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 그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 그가 다음에 던질 패를 먼저 읽어내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버냉키가 정한 시간표는 지금도 돌아간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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