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라인 설치 등 4200만 달러 지출...법적 구속력 없고 공장 개선을 위해 한푼도 직접 안써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월마트와 갭 등 방글라데시산 옷을 납품받는 미국의 소매업체들이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의 안전기준을 높이는 자체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소매업체 자체가 쓰는 돈은 단 한푼도 없어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와 갭,타겟, JC페니 등 17개 소매업체는 10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의 공장 안전성을 높이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유럽 업체들의 합의안에 비해서도 덜 엄격해 즉각 비난에 직면했다.
이들 업체들이 만든 ‘미국의 계획’(The American plan )은 안전점검과 근로자들이 공장의 염려거리들을 익명으로 보고하는 핫라인 설치 등 근로자 안전을 위해 4200만 달러를 지출하고 1억 달러를 대여하며, 방글라데시 공장주가 안전문제를 바로잡도록 지원하는 데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유럽 업체 중심의 70개 소매업체와 의류브랜드가 9개 월 이내에 자사에 의류를 공급하는 방글라데시 공장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것에 비하면 대단히 미흡하며 개선안의 비용을 지급하기 위한 법률상의 구속력도 없다고 NYT는 꼬집었다.
노동 인권단체들은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 안전기준을 납득할 만한 수준까지 올리려면 최대 3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의 계획은 방글라데시 사업 정도에 따라 소액에서 연간 100만 달러까지 기부해 계획된 5년 동안 4200만 달러를 조성한다. 또 미국 업체들의 제안은 지난 12개월 안에 미국 업체들이 이용한 500개로 추정되는 방글라데시 공장을 점검한 다음 문제가 있을 경우 해결방안을 마련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업체들은 오는 10월까지 공통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생산 승인이 된 공장과 개선이 필요한 공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기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미국 업체들의 방안은 안전 문제에 대해 책임공유 즉 안전 개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 공장주, 방글라데시 등의 정부와 구호기관 긴밀히 협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안전 위반에 대해 소매업체들이 책임을 지는 유럽과는 다르다. 유럽 업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이용하는 어떤 업체건 화재와 빌딩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도록 약속한다.
반면, 미국 방식에서는 업무현장 개선 책임은 공장주에게 있으며, 북미의 소매업체들은 대여 외에는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도 하지 않는다고 NYT는 강조했다.
NYT는 한 공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그곳에서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 권리 컨소시엄’과 ‘깨끗한 의류 캠페인’, ‘임금착취 작업장 반대 학생 연합’ 등 5개 노동자 권익단체는 미국 업체들의 계획을 심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월마트와 갭, 그리고 이들에 합류한 업체들은 근로자들에게 한 약속을 실제로 지켜야 하고 그 공장이 안전하게 하는 금전상의 책임을 받아들이는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월마트 계획안에 따르면, 미국의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은 방글라데시내 공장의 개보수를 위해서는 단 일전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일갈했다.
한편,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게 2위의 의류 수출국가로 60%정도는 유럽에, 25% 정도는 미국에 각각 수출한다.
지난 4월25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로 1129명이 숨진 이후 유럽 업체들은 안전기준 제고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반면, 미국 업체들은 뒤로 미뤄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캘빈 클라인과 토미 힐피거의 모회사인 PVH,아베크롬비앤피치 등 일부 미국 소매업체들은 유럽 기업 주도의 협약에 가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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