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업체들 출혈 경쟁..저가 태블릿 속도 낸다

<태블릿 평균 판매 가격 추이>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앞다퉈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출혈 경쟁에 돌입해 저가 태블릿의 생산이 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반도체 칩 가격을 50% 가량 인하했다. 이들은 그동안 중국산 저가 태블릿에 주로 제품을 납품해 왔지만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저가 태블릿 생산에 나선 글로벌 IT기업들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HP는 최근 새로 출시하는 140달러 짜리 '슬레이트 7 태블릿'의 반도체 부품 공급업체로 중국의 록칩을 선택했다. 또 다른 중국 반도체업체 스프레드트럼은 중저가 스마트폰 프로세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 미디어텍과 고가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퀄컴을 추격하고 있다.

저가 태블릿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중국의 저가 반도체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영국 시장조사 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태블릿의 평균 판매단가는 461달러를 기록, 지난해 1분기 522달러 보다 낮아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태블릿 반도체 시장에서 록칩 등 가격 인하에 나선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차지한 점유율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1분기 37%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저가 태블릿의 생산이 속도를 낼 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록칩의 반도체 칩 위탁 생산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조 천 부사장은 "태블릿 시장의 모든 공급망이 가격에 매우 민감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반도체 칩 시장이 앞다퉈 가격을 내리는 출혈 경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태블릿 제조업체들이 경쟁사 보다 가격을 내리고 있어 반도체업계의 출혈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란디 아브람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스프레드트럼 같은 중국 저가 반도체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서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업체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