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아시아나기, 고장난 공항 착륙시설과 기장 대처 미숙의 함수
샌프란시스코 사고속속 드러나는 '5분의 진실'
공항 유도장치 꺼져 육안착륙 시도 '닮은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아시아나항공기 OZ214 사고가 16년 전 미국령 괌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KE801 추락사고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괌 악몽 재현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기가 항공기착륙유도장치(최저 안전 고도 경고 장치)가 고장을 일으킨 상황에서 시계비행, 육안착륙을 하다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의 발단은 괌 추락사고와 비슷하다.
지난 97년 괌 공항에서 228명의 사망자를 낸 대한항공 항공기 추락사건은 공항 항공기착륙유도장치(최저 안전 고도 경고 장치) 고장으로 일어났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반파사고 역시 공항의 글라이드슬로프가 고장난 상태였다. 글라이드슬로프는 자동착륙장치의 하나로 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에게 적절한 고도와 착륙각도를 알려주는 장치이다.
사전 통보됐지만 결과적으로 공항의 착륙시설 활공각 유도장치가 사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샌프란시스코 사고는 괌 사고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이 공항의 '글라이드 스코프'(glide slope, GS)가 꺼져 있다는 통보가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어 "GS가 없었던 게 문제였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외에도 위성항법장치(GPS)나 활주로 지시등을 비롯해 조종사의 착륙을 돕는 다른 방법도 있다"고 부연했다.
GS가 고장난 점이 이번 사고의 단초였을 가능성을 미국 NTSB도 열어놓고 있는 셈이다.
GS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은 사고기의 조종사가 공항 착륙시 공항으로부터 각도 계산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이는 "꼬리부터 땅에 떨어졌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상 사고기의 착륙각도가 높았다는 분석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공항이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괌 아가냐공항 인근에 추락한 KE 801편의 사고 조사시 'GS의 오작동에 따른 혼선'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괌 공항의 관제를 맡았던 앤더슨 공군기지 관제타워는 최저안전고도경고장치의 오작동이 빈번하자 임의로 장치를 꺼버렸다는 사실이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미국 정부가 사고의 책임을 절반씩 졌다.
두 사고의 발단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향후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 역시 주목된다.
사고 초기 괌 항공당국은 엔진고장 또는 기상악화로 인해 대한항공 여객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괌 사고는 조종사의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야간에 발생했다. 시야가 확보된 샌프란시스코 사고와는 차이가 있다.
또 괌 사고는 착륙유도장치가 고장난 사실을 조종사에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고, 샌프란시스코는 사전에 통보됐다는 점이 다르다.
이와 함께 KE801편과 달리 OZ214편에는 위성항법장비가 장착돼 있다는 점도 16년 전과 다른 점이다.
한편 NTBS는 반파된 OZ214편의 블랙박스를 워싱턴DC로 옮겨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조종석의 데이터 기록은 조종사간의 대화 내용과 사고 발생 이전 상황 등을 모두 알려줄 것"이라며 "데이터가 유용하다면 우리 조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아시아나機 착륙사고]1997년 괌 추락 악몽의 재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307081113521954923A_2.jpg)
![[아시아나機 착륙사고]1997년 괌 추락 악몽의 재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307081117381989116A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