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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乙, 공정가격이 해답]방판사원의 샘플뿌리기 '3중지뢰밭' 심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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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판과 방판사이

"제값 주고 산, 내가 잘못" 브랜드 가치만 떨어뜨려
"본사 목표량 채우고 보자" 얹어주기 할인 악순환 내몰려


[甲乙, 공정가격이 해답]방판사원의 샘플뿌리기 '3중지뢰밭' 심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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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방판유통(방문판매유통)은 70년대부터 유지되고 있는 전통적인 유통채널이다. 특히 화장품, 학습지, 전집, 신문, 유제품 등에서 강세다. 방판채널 특유의 강점인 관계마케팅을 바탕으로 확고한 입지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런 방판영업도 성장 정체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지속가능한 영업채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변신이 필요한 때다.

◆백화점에 입점한 고급화장품 A사..."샘플폭탄에 몸서리치다"=방판영업은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고객접근이 가능하다. 본사가 직접 접근할 수 없는 고객들을 판매사원이 만나는 방식이다. 대부분 여성인력이 1대 1 판매방식으로 고객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객관리가 용이하다. 직접 직영점과 시판을 통한 대리점으로 유도하지 못하는 숨은 고객들에게 효과적이다. 특히 본사의 딱딱하고 규제 많은 영업정책을 벗어나 목표 달성 시 얻게 될 판매수수료를 담보로 직접 구매한 유료샘플들을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뿌린다. 그로 인해 국내 화장품 유통의 30%를 방판이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인해 이런 비밀스런 샘플제공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방판사원 한 개인의 월 마감 목표달성을 위해 단 한번 파격적인 샘플 '밀어내기'를 했다.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는 다른 고객들에게 전달돼 다른 판매사원에게 압력으로 작동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동료들의 희생을 부르고,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 더 많은 샘플과 할인이 필요해지는 악순환에 빠져든 것이다.

백화점에 입점한 고급화장품 브랜드의 방판 카운셀러로부터 받았다는 샘플폭탄이 있다.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편의점 수준의 프로모션 '1+1'이나 '2+1'을 연상시킨다. 제값 준 고객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의 충성도는 떨어지고 쌓아둔 마일리지에 상관없이 경쟁제품으로 옮겨갈 위험성이 커진다. 본사의 매출목표를 채우기 위해 특약점과 방판사원에 밀어낸 결과는 이런 후폭풍으로 돌아온다.


◆B사 학습지 선생님들...장기 근속자가 갈수록 드물어=방판 유통채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이들의 강력한 제품력과 브랜드는 영업사원들에게 창과 방패로서 낯선 고객을 상대할 때 매우 유용한 무기다. 실질적인 구매결정에 회사의 이름값이 크게 작용한다면 본사의 기여도가 큰 만큼 입김도 세다. 그만큼 영업사원들의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 고객들에게 퇴짜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과 브랜드를 팔아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방문판매원의 개인기에 따라 특약점과 본사의 매출이 춤을 춘다. 요즘 학습지 선생님들의 평균근속년수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들의 근속을 위해 본사는 매력적인 복리후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본사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이를 만회할 스타 영업사원들을 유지하긴 더 어렵다.


◆유제품 C사 방판 특약점주...갈수록 인터넷이 무서워져=방판 특약점은 시판의 대리점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 가정을 직접 방문해 외판을 하는 방문판매원을 중간에서 관리하는 업체다. 본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받아 재고를 관리하고 판매원의 모집 및 교육 등을 맡는다. 이를 직접 본사가 관리하는 회사도 있다. 방판사원을 늘려가며 매출을 별무리 없이 키웠던 특약점들은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생존전략이 달라졌다. 샘플폭탄을 전국에 날리고 경쟁사의 판매원을 서로 돌려가며 시장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 넣는 것이다. 거래주문은 특약점만이 할 수 있지만 본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실적을 압박하면 특약점주는 그에 따라 주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남양유업사태와 같은 명백한 갑을 문제다.


몇몇 할인과 샘플폭탄에 눈을 뜬 고객들에게는 방판이 즐겁지만 대다수의 고객들에겐 불편한 진실로 다가간다. 시판과 인터넷유통이 최근 매년 20%대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인터넷슈퍼마켓은 방판에 더욱 치명적이다. 구매력을 갖춘 고객들이 보다 나은 서비스와 마일리지, 브랜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서비스센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샘플과 특가할인으로 무장한 방판의 아줌마가 아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체화된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 소비를 하기 위해서다.


제조사는 방판채널을 통해 성숙한 시장을 키우는 것보다는 구매력이 좋은 고객군을 대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시판영업, 특히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거래처를 선호한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증정품에 민감한 방판 고객들을 유지하는 비용과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기 있는 샘플들을 공동구매 형태로 본사가 특약점에 일괄 제공해 더 이상 영업사원의 지갑을 열지 않게 해야 한다. 방판전용제품과 브랜드를 출시해 고객들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단순히 매출달성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기 보다는 샘플을 적게 사용하고 제값을 받아오는 영업사원에게도 포상해야 한다. 본사의 영업 가이드라인을 지켜가며 다른 영업사원들이 판매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여도 높은 히든챔피언이기 때문이다.


김용현 와이프라이싱 파트너스 대표는 "본사의 마케팅 영업활동을 특약점과 방판사원에 위임했기에 각 단계별 가격이동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제품별, 소속별, 판매사원별 가격분석을 통해 방판에서도 상생의 갑을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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