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채웅]
플로팅도크 활용…길이 85m 대형 바지선 진수작업에 성공
“공격적 수주활동과 소통 확대로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할 터”
현대삼호중공업(대표이사 하경진)이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지역 중소조선업체에서 건조하고 있는 해상크레인의 부유체인 바지선 진수작업에 적극 협력하고 나서 미담이 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대불산단 소재 중소 조선기업인 푸른중공업이 이라크 항만공사로부터 수주한 해상크레인의 하부 부유체인 바지선을 업체의 요청을 받아 진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대부분 규모가 작은 배는 육상에서 바다로 선박을 미끄러뜨려 진수하지만 이 크레인 바지선은 길이 85m, 폭 42m의 대형이어서 목포 인근 중소 조선사에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작업을 수행하기가 어려웠다.
김봉철 푸른중공업 사장은 고민 끝에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형 플로팅도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크레인 진수작업을 제안했다. 플로팅도크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육상건조한 선박을 진수하기 위해 제작한 설비로 앞 뒤가 틔어 있다. 해상 부유체로 선박을 탑재한 뒤 바닷물을 주입하면 설비가 물에 잠겨 건조 중인 선박만 바다에 띄워 진수를 마무리할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처음 하는 일에 대한 위험 부담과 작업과정 중 나타날 수 있는 돌발사태 등 우려도 있었지만 지역 중소 조선업체와의 상생과 동반성장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응했다.
중량 3500톤 규모의 해상크레인 바지선은 지난 2일 대불항에서 모듈트랜스포터에 실린 채 또 다른 바지선에 의해 현대삼호중공업으로 해상 운송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플로팅도크 후면에 운송용 바지선을 연결하고 이동작업에 용이하도록 보강 작업을 실시한 뒤 모듈트랜스포터에 실린 크레인 바지선을 플로팅도크 안으로 이동시켰다.
모듈트랜스포터를 다시 빼낸 뒤 크레인 바지선만 실은 플로팅도크는 이내 해상으로 이동해 잠수됐으며, 크레인 바지선은 자연스럽게 두 시간여 만에 해상에 서서히 떠올랐다.
이후 플로팅도크에서 크레인 바지선을 끌어내기 위해 터그보트가 동원됐고 터그보트는 도크 안의 크레인 바지선을 해상으로 끌어내며 작업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플로팅도크 후면을 통한 선박 진수작업은 우리 회사에서 처음 해보는 시도로,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고 지역 중소업체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진행됐다”며 “철저한 준비와 섬세한 시공으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 4위급 규모의 조선사로 올 들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조선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여 작업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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