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력 낭비, 민원 공무원 고충 해결위해 고질민원 해소 대책 마련...감사담당관에 고질민원 전담반 구성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기초수급자 A씨는 구청에 장애인자립자금을 신청했다가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불친절하게 대했다며 스스로 철회했다. 하지만 이후 신청을 취소한 일이 없다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심한 욕을 하고, 나체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수차례 설득하러 동주민센터 팀장과 직원들이 찾아왔지만 만취한 채 면담을 거부하고 구청장 면담만 요구했다.
이런 A씨의 막무가내 행태로 동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은 한동안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구에서 이런 고질민원이 생기면 고질민원전담반이 가동된다.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질민원 해소 대책을 마련했다. 고질민원으로 인한 행정력을 낭비하고 민원응대 직원들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A씨 사례처럼 민원인이 정당한 행정처분 등에 승복하지 않고 자기의사만을 관철시키기 위해 장시간 반복적인 주장을 하거나, 폭언ㆍ욕설ㆍ폭행 등으로 직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줘 정상적인 공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고질민원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질민원이 발생하면 부서 관리자가 적극 나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수시로 직원들과 소통, 고질민원으로 인한 직원들 고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감사담당관에 ‘고질민원전담반’를 구성, 해당 민원의 타당성 여부를 재조사하는 등 고질민원 발생시 부서관리자들과 전담반이 공동대응토록 한다.
고질민원관리카드를 작성, 민원행태를 기록하고 증거자료로 축적 관리하는 등 고질민원 발생을 최소화한다. 민원 사안에 따라서는 고소와 고발 등 강경대응도 지원한다.
아울러 고질민원 발생시 체계적인 대응과 공무원 신변보호를 위해 민원응대 매뉴얼을 배포,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상담 중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민원인과 마찰 또는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상급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민원인을 진정시키도록 하고, 들어줄 수 없는 민원인 요구사항에 대해 대안적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민원인이 지속적으로 반복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 그동안 민원 신청ㆍ답변내용을 다시 설명하거나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민원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급자나 기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경우 민원의 세부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담당자임을 안내, 담당자와 상담을 유도한다.
폭언과 고성을 지르는 경우 다른 민원인이나 직원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고 설득에 무게중심을 두되 욕설 등 폭언으로 이어질 경우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한다. 기물파손 등을 하는 경우 즉시 청원경찰을 호출하거나 112로 신고하여 안전한 환경에서 민원인을 진정토록 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민원인을 친절히 대하는 것은 의무이나 공무원도 인격이 있는 만큼 상습적인 고질민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 행정력 낭비도 막고 직원들 고충도 덜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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