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 이틀째 이모저모
[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후 한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조약서명식 참석을 위해 인민대회당 하북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각 사안 별로 담당 장관들이 서명하는 동안 뒤편에서 이를 지켜보는 박 대통령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서명을 마친 장관들이 상대방 정상에게 악수를 청할 때마다 박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호응했다. 때때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삿말을 건네기도 했다. "취임 이후 공식행사장에서 저렇게 큰 동작으로 박수치고 활짝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28일 점심을 시 주석과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했다. 이 행사는 '극소수 비공개'로 진행됐다. 중국측이 보안을 이유로 일정 공개를 극히 꺼려, 기자들도 중국에 와서야 일정을 파악했다. 양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만찬 등을 함께 했는데 이튿날 다시 만나 오찬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외교 일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했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 향후 5년을 함께 할 전략적 동반자로서 우의와 신뢰를 쌓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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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사건 여파로 중국 방문 수행원들의 분위기는 미국 때와 사뭇 달랐다. 작은 사고라도 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소위 '군기'가 바짝 들어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기자들에게 호텔을 나설 경우 행선지를 보고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지 인턴 수도 크게 줄였다.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남녀 인턴 3명이 배치됐다. 미국에선 10여명에 달했다. 대신 춘추관 직원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김행 대변인 홍보라인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이 수석은 28일 공동기자회견 직후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조원동 경제수석을 대동하고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의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를 급히 마련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라 브리핑 장소를 찾지 못해 인민대회당 복도를 옮겨다녀야 했다. 다음 일정인 국빈만찬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아 브리핑은 '초치기'로 진행됐다.
브리핑 후 윤 장관과 조 수석, 이 수석 등 일행은 인민대회당 복도를 100m 달리기 하듯 '전속력'으로 뛰어 빠져나갔다. 김 대변인도 대통령 행사 장소와 프레스센터를 오가며 분주한 모습이다. 조간ㆍ석간신문ㆍ방송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다양한' 요구를 소화하고 새벽 2시 초췌한 모습으로 숙소로 올라갔다. 기나긴 첫 해외순방 신고식을 마친 김 대변인은 오전 8시 프레스센터에 '말끔한' 차림으로 다시 나타났다. 첫마디는 '굿모닝'.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한ㆍ중 수출입은행간의 기업지원 약정도 체결돼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수행하고 있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27일 북경 인민회의당에서 리뤄구 중국수출입은행장을 만나 '한ㆍ중 양국기업의 제3국 공동진출 지원을 위한 상호리스크 참여약정'을 체결했다.
상호리스크참여약정이란 한ㆍ중기업이 공동으로 수출이나 해외투자사업을 수행할 때 양국 수은이 공동으로 대출과 보증을 제공하기로 약속을 맺는 것이다. 양 기관이 창구를 일원화하되 실질적인 리스크는 분담하는 형태의 공동 금융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 일정에는 김용환 행장뿐 아니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등 금융인 4명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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