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5월 경상수지가 86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6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언급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지만, 225억달러를 웃도는 누적 흑자와 3281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고려하면 외환 안전판은 튼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제수지' 잠정치 집계결과 경상수지는 86억4000만달러 흑자를 내 월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최대치였던 69억1000만달러(지난해 11월)를 17억달러 이상 웃돈다.
흑자 규모가 커진 건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었기 때문이다. 이달 수출은 49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4% 증가했지만, 수입은 423억2천만달러로 4.8%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폭은 전월 35억4000만달러에서 72억7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은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수입 금액이 줄면서 무역수지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다만 "반기 말 효과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이달보다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효자는 정보통신기기(32.1%)와 전기·전자제품(18.1%)·반도체(17.1%) 등이었다. 모두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폭을 보였다. 승용차 및 부품의 수출 증가율도 8%를 넘어섰다.
반면 경기둔화로 물동량과 관광 수요가 줄면서 선박 수출은 마이너스 34.6%까지 위축됐다. 한 때 수출 주력 상품이었던 디스플레이패널(-9.6%)과 철강제품(-8.6%)의 수출도 주춤했다.
서비스수지 흑자폭은 한 달 전보다 줄었다. 전월 14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던 흑자 규모가 11억3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지적재산권 사용료로 지급한 돈이 전월 9000만달러에서 3억4000만달러로 늘었고,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1억달러 남짓 늘어났다.
같은 기간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이 대부분 마무리돼 본원소득수지는 전월 10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1억9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전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 2000만달러에서 4000만달러로 늘었다. 빌린 돈을 갚은 금융기관이 늘면서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전월 25억7000만달러에서 115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또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월 3억달러 유입초를 보인 직접투자액은 14억8000만달러 유출초를 기록했다. 증권투자 유출초 규모는 전월보다 7억5000만달러 줄어든 11억7천만달러로 나타났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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