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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세계 금융시장 판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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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출구전략 선언이 이틀째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는 물론 채권ㆍ환율 시장과 원자재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는 '버냉키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 판을 짤 수도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전문가들은 금융 및 자본 시장이 일정 기간 혼란을 겪은 뒤 새로운 질서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을 받아 급성장한 금융시장에 거품이 과도해지 전 조정이 필요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이 미국의 국채 금리다.


버냉키 의장이 밝힌 출구전략은 한마디로 올해 후반기부터 다달이 850억달러(약 98조1325억원) 규모의 채권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해 내년 중반 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FRB가 서서히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겠다는 메시지다.

주요 투자자들은 즉각 미 채권을 팔아치워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그 결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로 오르면서 국채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이번 출구전략으로 장기적인 금리 상승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시티은행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내년 봄 이후 3~3.1%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모뉴멘트증권은 미 국채 금리와 중국의 초단기 금리 상승으로 모든 투자자가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서기 위한 매도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뉴욕 증시에 대한 향후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제프리 앤 컴퍼니의 워드 매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출구전략에도 주가가 더 오를 것" 이라고 단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주시하는 분석가들은 향후 글로벌 자금이 결국 뉴욕 증시로 몰려 상승세에 실탄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미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결국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이 가장 높다. 게다가 신흥국에 투자돼 있는 글로벌 핫머니도 좀더 안전한 투자처인 미국으로 유턴할 수 있다.


리처드 쿠퍼 하버드 대학 교수는 최근 "FRB의 출구전략이 한국 같은 신흥국 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일정 기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버냉키 쇼크가 해소되면 중장기적으로 미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타는 대신 미 채권과 신흥국 시장은 한동안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1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금값도 다시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조정 과정에서도 국채 금리의 안전성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앞으로 3% 안팎에 머문다면 큰 문제 없지만 4% 이상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모기지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쳐 주택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어 실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 경제가 다시 부진에 빠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다우존스는 국채 금리가 결국 출구전략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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