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인원 기자]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8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향해 "정치개혁에 대해 큰 기대가 없다"면서 쓴소리를 던졌다. 안 의원이 내세운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경계한다"며 거리를 뒀다.
노회찬 대표는 이날 낮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당시 새 정치의 내용이 너무 포퓰리즘이어서 실망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의원 정수 축소 논란과 관련해 " 당시 '국민들이 원하고 있으니 정치권이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이었는데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6개월이 지난 만큼 이제 내용이 채워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제를 고리로 한 진보정의당과 안 의원과 연대설에 대해서 일축했다. 노 대표는 "이미 제가 법안을 냈고, 당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이야기 했다"면서 "진보정의당은 결선투표제보다 독일식 명부제를 더 중시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실제로 선거 개혁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보다 못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역대 민주정부와 비슷하긴 하지만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이 표방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서 비판적이었다. 그는 "진보적 자유주의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2000년에 발표한 것"이라며 "한국 정치는 '진보 대 보수'의 유럽식 구도로 가야하지, 미국처럼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로 가는 것을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도 노 대표는 "낡은 민주당을 대체하는 것과 새 정치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다르다"면서 "양김 정치가 하드웨어적으로 남아 있는게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민주당이 잘 안되는 민주당을 리모델링하거나 간판만 바꿔다는 수준이라면 양김의 실질적 연장"이라고 꼬집었다.
노 대표는 내부 체제를 정비한 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세력의 결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진보정의당은 공동 대표 체제를 마무리하고 대표-부대표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노 대표는 "이제 '한 지붕 세 가족'이 아니라 '한 지붕 한 가족'으로 세 세력의 통합이 서로가 신뢰하는 수준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대표는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또는 그 이후에 진보 블록 내 세력화 제안이 있을 것"이라며 "진보 세력의 세력 결집을 추진하된 무원칙한 몸집 불리기는 막겠다"고 말했다. 또 "노동과 복지가 강조되는 현안과 관련해 격의 없이 어떤 세력이든 과거를 불문하고 공조할 것"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선거 연대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진보진영이 스타정치인을 키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노 대표는 "진보가 어려운 집안이라 그동안 (정치인들) 알아서 크라고 뒀지만 이제 우리도 의식적으로 (인재)를 키워야 한다"면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부럽고, 이준석을 발탁한 새누리당이 부럽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인원 기자 holei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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